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콤한 sugar Oct 19. 2016

그곳, 산 안드레스

콜롬비아인 듯 또는 아닌 듯, 산 안드레스


그곳을 뭐라고 표현할까 한참을 생각해봤지만 글의 제목으로 놓기에 딱 맞는 표현을 생각해 내지 못했다.  

천국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내가 천국을 다녀온 게 아니니까 모르겠고

그래서 결국 그저 그곳.이라고 밖에는 어떻게 말을 할 수 없었다.


산 안드레스 섬은 (San Andrés) 분명 콜롬비아령이다.

하지만 위치는 중미에 해당한다.

중미 온두라스와 코스타리카 사이에 위치한 니카라라 라는 나라 옆에 위치해 있는 아주 작은 섬이다.

위치가 그러하다 보니 니카라라와 오랜 기간 영토권 분쟁을 했다고 한다.


하여 이곳은 애매한 위치와 더불어 전체적인 섬이 주는 느낌 자체가 콜롬비아가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그곳은 분명 콜롬비아령이다.




산 안드레스는 콜롬비아 주요 도시에서 비행기로  1~2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는데

그때 이용하는 항공사가 대부분 콜롬비아 저가항공 Viva Colombia라는 항공사다.

살다 살다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은 비행기는 처음이었다.

일반버스처럼 그냥 내가 앉고 싶은 곳에 앉으면 되는,

긍정적으로 보면 발상의 전환을 준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달까 -


산안드레스는 사실상 휴양지이기 때문에 물가도 비싸고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많고

신혼여행으로도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하여 나 같은 배낭여행자는, 그것도 혼자는 다니기가 조금은 불편한 곳이다.


대부분 여행자는 골프카트를 빌려서 섬을 한 바퀴 돌며 구경을 하는데

혼자 골프카트를 빌려서 다니기에는 가격적으로나 뭐로보나 사실 이득이 없어 보였다.

하여 나는 로컬버스를 이용해 이동을 했고, 섬을 구경할 때는 숙소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자전거를 이용했다.

 

자전거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만난 산안드레스의 모습은 실로 환상이었다.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일까? 어떻게 이런 색감을 가질 수 있지?

일곱 빛깔의 물을 가진 곳이라고 하더니만 정말이구나.

 

이제까지 나에게 가장 멋진 바다는 호주 케언즈의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가 펼쳐진 휘트선데이 제도의

화이트 해븐 비치였는데, 카리브해는, 산안드레스의 카리브해는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를 능가하는 것 같다.

정말 놀랍도록 아름다운 곳이었다.






산안드레스에는 호스텔이 딱 하나라고 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여행지가 아니기 때문에

시내에 호스텔이 딱 하나라고 한다.


하지만 역시나 난 그곳을 선택하지 않았다.

딱 하나밖에 없는 호스텔이 당연히 나의 취향이 아닐 것이고,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숙소는 위치는 좋지 않지만 싱글룸을 꽤나 괜찮은 가격으로 잡을 수 있었기에 -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다는 진리를 되새기며

나는 섬의 서쪽 부분에 있는 아주 조용한 가정집과 같은 숙소를 선택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숙소는 너무 마음에 들었다.

 너무 아름다운 서쪽 바다가 펼쳐진 아주 조용한 곳에 위치한

넓은 마당을 가진 2층짜리 일반 집이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친절한 주인 부부와 한 마리의 나른한 고양이 -


숙소의 2층 발코니에서 내려다보이는 정원의 모습
내가 너무 사랑한, 아침마다 이곳에서 커피한잔과 함께 -





산안드레스 섬은 아주 작아서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얼마 걸리지 않는다.

자동차나 골프카트를 빌린다면 한 시간 정도면 가능할 것이고

나와 같이 자전거로라면 2~3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이다.

그렇게 자전거로 여기저기 아름다운 바다를 누비며 다닌 곳 중에

내가 사랑한 산안드레스의 바다 포인트는 West View라는 곳과 Centro 쪽의 바다, 이 두 곳이다.


먼저  West View는 정말 너무 멋진 곳이었다.

이곳의 수심은 꽤 깊어서 저 아래쪽에서는 호핑투어나 다이빙도 하고 수면 위에서는 스노클링을 한다.

또한 점프를 할 수 있는 다이빙대도 있어 많은 젊은 사람들이 호기롭게 담력을 테스트하곤 한다.


나는 바다에서 노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여행자이고, 다이빙 자격증도 소지하고 있다.

사실 물속에서 노는 거라면 환장을 하는 사람이다.

하여 나는 무엇보다 이곳의 깊은 수심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깊은 수심 속에서 어떠한 장비 없이 너무 아름다운 물고기들과 자유롭게 수영하며 보냈던

그 시간이 아직도 생생하고 해가 지는 것도 모른 채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더랬다.






두 번째 포인트는 Centro에 (시내) 위치한 바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산안드레스는 아주 작은 섬이다.

하여 모든 먹거리들, 가게들이 대부분 Centro 에 밀집해 있다.

이러한 Centro에서 쇼핑을 하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아주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바다이고

이곳은 상상 이상의 맑은 카리브해가 펼쳐지는 곳이다.






 산안드레스, 그곳에서의 5일은 지금 생각해보면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지금 사진으로 되짚어보아도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하늘과 바다.


그곳이 선사해준 그 싱그러운 색감들 -


그것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고, 느껴보지 못한 너무나도 싱그러운,


나이 드신 분들이 얘기하는 청춘의 느낌이 바로 이런 것일까?라는 어렴풋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카리브해를 만나본 적 있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