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의 길 위에서
나는 걷는 것을 즐기는 여행자이다.
여행 중 어딘가를 찾아갈 때에도 1시간 정도면 웬만해서 걷는 편인데 처음 가보는 길이니 당연히 예상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리게 되는 일이 태반이다.
사실 하루 일과를 거의 거리를 걸으면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거리에서, 길 위에서 그곳의 거리와 사람들을 만난다.
어느 지역이건 그곳만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있다.
콜롬비아, 카르타헤나는 그 색깔이 너무 뚜렷한 곳이었다.
그 강렬한 원색의 느낌들, 그 화려하고 강렬한 색 속에서도 뭔지 모를 따뜻한 느낌을 주는 그곳의 그 느낌 때문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는 거겠지.
카르타헤나의 구시가지는 그리 크지 않아서 걷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나도 볼게 많다는 거다.
시선을 끄는. 한참을 그곳을 바라보게 만드는 골목들, 상점들, 거리의 풍경들-
콜롬비아, 산타마르타와 카르타헤나에는 흑인들이 많다.
이곳은 식민시대 때에 무역항으로서 발전했던 곳이고 따라서 노예시장이 성행했던 곳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이전의 그 슬픈 역사들을 뒤로하고 지금 이곳은 그들만이 형성해 놓은 독특한 색과 느낌으로
너무나도 풍성하다.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었을, 이루어내었을 그들만의 문화와 색.
그것은 의도한 것도, 꾸며낸 것도 아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일 것이다.
무엇을 통해서?
그곳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삶을 통해서, 그들의 살아냄을 통해서-
문득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글귀가 떠올랐다.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글 -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보는 일이다.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그 해답을 가져다 줄테니까 -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우리의 이러저러한 살아냄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우리만의 삶의 색감.
그 아름다울 나만의 색을 기대하며 나는 오늘 하루도 이렇게 살아내고 있음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