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6일째.
자가격리에서 가장 힘든 것은 날마다 4명의 가족이 3끼를 먹는 것이다. 때마침 멀리 사는 언니가 물어온다.
"집에 있느라 힘들 텐데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보통 친한 사람이 이렇게 물어온다면 잘 먹고 있다며 고맙다고 했겠지만, 언니에게는 이런 인사치레 따위 필요 없다.
"비싼 거 먹어도 돼?"
온 가족이 먹고 싶은 것은 바로 아웃백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남편과 아들이 원했는지는 모르겠다.) 지방 중소도시에 살고 있기에 아웃백이 없을 때부터 근처 도시에 가서 먹을 정도로 아웃백을 좋아했다. 아웃백은 이국적인 느낌이 있고, 뭔가 대접받는 기분이다. 그래서 특별한 기념일에는 꼭 아웃백을 갔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1년 넘게 가지 못한 것이다. 배달앱을 들여다보니 역시 배달이 된다. 배달을 시킬 수 있어도 평소에 우리가 배달시켜먹던 다른 음식 가격에 2~3배는 되는 가격이다. 멀리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고 싶은 언니의 마음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 주문을 한다. 주문해 놓고는 쓸데없는 고민이 시작된다. 스테이크가 다 식어서 오지는 않을까? 투움바 파스타 면이 불어서 오지 않을까? 망고 스프레드 많이 달라고 적었는데 그 메시지는 확인했을까? 집에서 오래 있다 보니 쓸데없는 걱정이 많아진다.
걱정과 달리 도착한 파스타는 촉촉했고, 스테이크는 뜨겁지는 않았지만 육즙이 꽤 살아있었고, 오지치즈는 치즈가 약간 굳었지만 쫀득했다. 양송이 수프는 여전했으며 망고 스프레드도 넘치게 왔고, 아들이 좋아하는 초코 소스도 잘 왔다.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르게 맛있게 먹었다. 너무 먹고 싶었던 터라 더 맛있었는지도 모른다. 먹으면서 4명인데 양을 너무 작게 시키지 않았냐는 가족의 핀잔만 들었다.
온 가족이 자가격리를 하면서 유일한 즐거움이 되어준 건 배달음식이었다. 평소에는 주말에 한 번만 시켜 먹자는 나름의 규칙이 있었지만 자가 격리하면서 세 끼를 다 해 먹기는 힘들었다. 대형마트 배송은 배송대로, 배달앱은 배달앱대로 참 잘 시켜먹었다. 아니나 다를까 자가 격리기간 동안 식료품비의 비율인 엥겔지수는 급격하게 상승했다. 꽤 성실하게 가계부 앱을 쓰는 편인데 날마다 식비로 십만원은 금방이었다. 일단 스트레스로 꽤 살이 빠진 상태니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고 합리화 한다. 코로나로 힘든 음식점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또 합리화 한다. 내 돈내고 먹었지만 늘 대접받는 느낌으로 먹었다. 배달서비스를 해주는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했다.
다만 끝까지 남는 죄책감은 일회용 포장 쓰레기였다. 지금은 플라스틱 포장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음식은 시켜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아무쪼록 용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