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4.1.
2주간의 격리가 내일 끝난다. 자가 격리 직전, 직장 동료의 코로나 19 확진으로 검사를 받았을 때는 대형 종합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콧속으로 넣는 느낌이 조금 그랬지만 견딜만했다. 함께 검사받은 우리 집 10살 어린이는 이렇게 말했다.
"이 정도라면 몇 번이라도 받을 수 있겠다. 참을만한데~"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밀접접촉자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오늘 오전에 보건소에서 자가 격리 해제 전 검사를 받았다. 자가 격리 해제 전 검사는 담당공무원이 지정한 시간에 보건소에 가서 받아야 했다. 거의 2주 만에 나가는 외출이라 벚꽃잎이 날리는 길거리의 풍경에 매료되어 신입생 마냥 익숙한 길이 신기하기도 하다. 검사를 받는 보건소에 도착해 줄을 섰다. 우리 앞에 1~2학년쯤 되어 보이는 어린이들이 검사 후 펑펑 우는 모습을 보았다.
'아이들이라 조금의 불편함도 못 참는구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집 12살 어린이가 검사받고 펑펑 우는 것을 보고 고학년인데 이런 걸로 펑펑 울다니...
'역시 아직 어린이네'
내 차례가 되었다.
"10초 정도 불편합니다."
코에 긴 검사용 면봉을 깊숙이 쑥 넣더니 면봉을 돌리고 털고 빼는데 그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 분명 10초 이상인 듯 느껴졌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아팠다. 검사를 받고 난 차에서 남편은 코피가 날 것 같다며 피 맛이 난다고 한다. 10살 아들은 면봉이 목구멍으로 넘어간 것 같다고 했으며 12살 딸은 집에 오는 내내 펑펑 눈물을 쏟는다. 내가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그런 걸로 뭘 그러느냐고 했을 것이다. 고통을 잘 참는 편인데도 정말 너무 아팠다. 집에 오는 내내 코 속에 얼얼한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같은 검사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른 것이냐며 보건소에서 같이 받은 직장 동료들에게 어땠냐고 물어보았다. 다들 오늘 검사해주시는 분이 유난히 아팠다는 반응이었다. 첫 검사를 보건소에서 받았던 동료도 오늘 해준 분이 유난히 힘들었다는 것이다. 보건소라고 다 아픈 것은 아니다. 깊숙이 찔러야 정확하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직업의식이 투철한 분을 만난 것이 운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사 맞는 것보다 100배는 더 아팠다며 어린이들은 앞으로 절대, 다시는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한다. 마스크를 절대 내리지 않고 손도 잘 씻을 것이라면서... 아이들의 방역의식이 솟구치는 것을 보니 불운이 아니고 행운이었을까?
오전에 검사를 받고 다음날 오전에 결과가 나올 거라고 보건소에서 말해주었다. 자가 격리자 안전보호 앱이 자꾸만 격리 장소를 벗어났다는 문자를 보내는 통에 벚꽃잎 떨어지는 길을 살짝 드라이브하고 싶었음에도 얼른 집에 들어왔다. 집에 있는데 목이 따끔따끔 아프다. 몸살 기운도 있는 것 같다. 내일 오전 음성결과를 받고 내일 12시에는 집을 탈출하는 것이 시나리오인데 뭔가 불안하다. 두통도 있는 것 같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저녁을 먹고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한참을 몸을 담그고 있었다. 그러고 나니 몸이 따뜻해지고 괜찮은 것 같다.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데도 목욕탕을 간 분들에 대해 아주 잠시 생각해 보았다. 이런 개운함 때문이려나.
조금은 나은 기분으로 거실에 있으니 보건소에서 문자가 왔다.
'검사 결과 음성입니다.'
이 문자 하나를 받으려고 그렇게 마음을 졸였던 걸까. 문자를 받으니 몸이 저절로 낫는 기분이다. 부모님과 친한 지인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한다. 나보다 더 걱정해주었을 것이다.
내일 결과가 나온다고 해놓고는 이렇게 빨리 결과를 알려주다니. 밤에 혹시나 하는 불안함에 뒤척뒤척 잠을 못 이룰 가족들의 얼굴을 생각하니 너무나 감사했다. 아팠지만 정확하게 검사하기 위해 직업의 소명을 다한 보건소 의사 선생님께도 감사했다. 이렇게 편안한 잠을 선물해주려는 거라면 코에서 피가 나도 괜찮았을 거다. 아무리 내가 집순이지만 내일 낮 12시 이후부터 밤까지는 집에 들어오고 싶지 않다.
많이 아팠지만 음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