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해도 되는 말과 하면 안되는 말을 판단하는 기준은 단 하나입니다.
말해서 바뀔 것이 있다면 그 말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해야 하는 말이지만, 말해서 바뀔 것이 없다면 실없는 농담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를 곧 퇴사할 것이라 할지라도 저 기준은 유효합니다.
대한민국은 생각보다 좁고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그 사람을 다시 만날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저 판단기준이 나온 생각의 흐름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교육열이 높은 나라이고 대학진학율 또한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문맹률은 거의 0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실질문맹률'은 매우 심각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이건 다음 기회에 다뤄보겠습니다^^;;;)
적어도 요즘 회사에 입사하는 신입들과 10년차 전후의 과차장들은 나름 소싯적에 공부 좀 했고 어디가서 날리지 않은 사람이 드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의장에만 들어가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그건 간단합니다.
"내가 하는 모든 말이 평가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변하고 있는 중이라고는 하나 우리나라는 아직껏 '사람'과 '의견'을 구분하는데 서투릅니다.
더 문제는 '나이, 직급, 입사연도 등의 상하관계'와 '사람'을 구분할 생각 자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공식적으로나 표면적으로는 어떤 사람이 의견을 냈을 때 그 의견에 대해 코멘트를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발언내용보다 상하관계와 관계성에 주목하여 좋은 의견, 맞는 의견이라 할지라도 반감과 일방적인 미움, 시기, 질투의 감정을 가지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만약 발언 자체를 안한다면 누구의 환심을 사거나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버리는 대신 적을 만들 위험성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니 나름의 합리적 해결책이 됩니다.
서두에도 잠시 언급한 것처럼 사람들이 똑똑하지 않아서, 몰라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분위기와 환경입니다.
바로 '무엇인가가 변하거나 바뀔 수 있을 때'입니다.
부장이 나와 경쟁자 중 누구를 승진시킬지 고민하고 있을 때, 그 때는 적극적으로 부장에게 나를 어필해야 합니다.
같은 상황에서 경쟁자가 나를 험담한다면 적극적으로 부장 등 인사권자에게 해명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이미 결정되었고 요식행위만 남은 경우에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말해봐야 입만 아프고 나만 비참해지며 결정한 사람들의 비웃음만 살 뿐입니다.
사회생활을 잘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절묘한 타이밍에 적절한 말을 무난한 수위로 말하는 재주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말을 말해야할 때 하는 것도 물론입니다.
그리고 매우 높은 확률로 사회생활을 잘 하는 사람이 조직생활도 잘해 소위 잘 나갈 가능성도 높습니다.
정작 이렇게 글을 썼지만 저 자신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ㅎㅎ
제가 직장생활에서 말을 한 기준은 본문처럼 '말해서 바뀔 것이 있는가?'라는 나의 관점에서가 아닌, '이 말을 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고객, 회사, 상대방 관점에서 생각을 했습니다.
그 결과가 현재의 직장생활 실패로 나타난 면이 있습니다.
후회는 없으나 좀 더 잘 말할 수 있었고 상대방의 수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할 수는 있었다는 점은 통렬히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 글이 다른 분들의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