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혈청년 훈 Aug 27. 2022

[직딩라이프]처음으로 취업했던 회사가 폐업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들어갔던 회사는 직원 30~40명 규모의 중소기업이었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제가 처음으로 다닌 그 회사가 폐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몸담았던 회사지만 폐업했다는 얘기를 듣자 뭔지 모를 착잡함과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사회초년생으로 알지 못했던, 알 수 없었던 것들을 이제는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혹시 중소기업을 다니고 계시고 있거나 중소기업 취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두서없이 이런저런 생각과 제 감정을 기록해볼까 합니다.



1. 임금체불?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십시오.


임금체불이 발생했다?

무조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떠나십시오.

임금체불은 어떤 경우에도 무조건 적신호 중의 적신호입니다.


사장이 제대로 된 경영자인데도 임금체불이 발생했다면 지금 재무구조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는 뜻이고,

실제로는 임금을 줄 수 있는 상황인데도 단지 돈이 아까워서 그런 것이라고 하더라도 역시 떠나십시오.

그런 마인드의 사장이 승진을 시켜주고 연봉을 올려주고 40, 50이 되어서도 당신을 회사에 남겨둘까요?



2. 5~10년차가 적거나 구성원의 퇴사가 잦다? 역시 도망치십시오.


창업하고 3~4년된 회사가 아닌데도 중견 연차(5~10년차)가 없다?

젊은 직원들이 다수이고 많이 뽑고 많이 퇴사한다?


특히 중간연차가 없다?

중간연차들이 되기도 전에 그만두거나 짤리거나 한다는 뜻입니다.

아주 긍정적으로 해석해봐야 경력이직을 하거나 다른 회사에서 스카웃해가는건데, 그 말도 역시 지금 있는 회사가 다른 회사보다 처우나 미래비전이 별로라는 말이 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중간연차는 즉시전력감이자 미래의 임원 후보로서 중요한 존재들입니다.

그런 중간연차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그 회사는 노하우의 축적과 업무의 숙련도가 올라가지 못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 곳에서 무엇을 배우실 수 있겠습니까?

일이야 하시겠지만 전문성과 경험은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3. 사장이 직원을 대하는 태도와 거래처, 언론 등 외부를 대하는 갭에 주목하십시오.


사장 입장에서 내 밑에 있는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와 거래처를 대하는 태도가 똑같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갭이 있는 부분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갭이 너무 크다면, 그 사장을 계속 따라갈지 한 번쯤은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것은 회사에서 직원들 앞에서는 거래처 A사장을 욕하다가, 막상 만나면 A사장을 치켜세워주고 아부를 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건 오히려 매출을 일으켜야 하는 사장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동일 수 있습니다.

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내 월급을 주기 위해 애쓴다...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떤 사상이나 주의, 주장에 대한 내로남불입니다.

예를 들어 거래처 사장이 열렬한 남녀평등주의자인데 그 앞에서는 둘도 없는 양성평등의 화신처럼 굴고, 회사에서는 남녀차별, 남존여비의 수호자처럼 행동하는 그런 것을 말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도 그렇고 모든 사람은 당연히 그런 면에서 갭이 있습니다.

우리  어떤 사람도 모두에게 갑인 사람은 없습니다.

누군가에게는 , , 일 것입니다.

갭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그 갭의 현저함에 주목하라는 것입니다.

사람이면 차마 하기 힘든 정도로 갭이 벌어진 사람은 겉과 속이 아주 다른, 요즘 핫한 사자성어로 양두구육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퇴사 이후 첫 직장에 남아있던 동료에게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저 놈 여기 나가면 어디 가서 취직도 못해."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새로 취업을 했고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변호사시험을 합격하고 첫 면접을 보기까지 36번 서류광탈을 경험했고 60번째에 겨우 취업을 한 터인데 여길 나가면 또 취업이 된다는 보장이 없는데 왜 두렵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그 때 제 등을 밀어준 것이, "마음을 다쳐가면서까지 회사를 다닐 필요는 없다."는 지인의 한 마디 말이었습니다.

저도 그 후 회사생활을 힘들어하는 동료나 후배들을 볼 때마다 똑같은 말을 해주곤 합니다.


당연히 그냥 퇴직하는 것보다는 다니면서 이직처를 결정해놓고 퇴직하는게 맞습니다.

또 힘든 것이 버티다보면 지나가거나 해결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내 마음이 다치지 않은 상태'에서 가능합니다.



두서 없는 글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일을 하는 목적은 '나'와 '나의 소중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지, 일을 위해서 '내'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직딩라이프]회사에서 해도 되는 말과 하면 안되는 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