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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Apr 21. 2023

[직딩라이프]바뀔 수 있는 회사, 바뀌지 않을 회사

인간관계에서 관계를 정리하려고 할 때 우리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은 이래도 조금만 더 지나면 달라지지 않을까?'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이거 하나만 내가 좀 고치면 되지 않을까?'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직이나 퇴사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한 때는 내가 들어오고 싶어서 지원했었고 다니면서 좋은 일, 싫었던 일들이 있는 미운정고운정 든 회사인데 어떻게 곧바로 관두겠습니까?

세로운 회사를 가서 잘 적응한다는 보장도 없구요.


그래서 오늘은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회사,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회사를 한 번 정리해보았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슬기로운 결단에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업의 본질과 사람의 관계


제가 알기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100% 로봇이나 AI로만 일을 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어떤 업을 하건 사람을 써서 일하는 것은 회사라면 당연한 것이고 이것은 아마 앞으로도 제법 긴 시간 바뀌지 않을 듯 합니다.


다만, 그 업의 본질에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느냐는 냉정히 말해서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 그 자체가 상품이고 경쟁력이며 차별요소인 업을 영위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과연 어느 쪽이 직원들을 위해서 변화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좋은 예가 스타강사를 보유한 대형학원, SSS급 연예인을 보유한 기획사입니다.

이들 기업의 매출, 주가, 향후 성장전망, 투자 등등 모든 것은 바로 그 한 명의 스타강사, 초초초특급 연예인에게 달려있습니다.


똑같은 요식업이라 하더라도 스타쉐프를 보유한 미쉐린 급의 식당과 프랜차이즈에서 사람을 대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프랜차이즈는 그 이름과 업종에서 알 수 있듯이 누구나 간단한 교육으로 균질한 맛을 내는 것이 업의 본질이니 알바생의 처우가 개선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반면에 미쉐린 레스토랑은 그 식당 자체가 주어야 하는 서비스의 퀄리티가 있기에 일이 고된 것과 별개로 직원들을 프랜차이즈처럼 최저시급보다 약간 더 주면서 쓴다면 장사를 접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속한 업은 어떻습니까?

그에 따라 회사가 바뀌고 당신의 대우가 좋아질 가능성이 결정될 것입니다.



2. 오너 유무


당신이 다니는 회사에 오너가 있습니까?

오너가 있다면 회사가 바뀔 가능성이 아예 제로는 아니지만, 오너가 없는 회사라면 안타깝게도 회사가 바뀔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좋은 예입니다.

이병철 회장은 반도체를 한다는 결단을 내렸고, 이건희 회장은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했습니다.

오너가 있는 기업은 오너가 결심을 해야 한다는 매우매우 어려운 난제가 있기는 하지만, 오너가 확실히 결심만 굳힌다면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너가 없는 기업은 그게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오너가 없는 기업의 CEO는 단지 임시계약직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방향성 자체를 바꾸고 문화를 대대적으로 개혁하는 권한 자체가 주어져 있지 않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직원들도 지금 회장, 사장이 아무리 난리쳐봐야 당장 3년 뒤 다음 회장, 사장이 와서 다시 다 뜯어고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런 혁신적인 변화가 잘 시행되지도 않습니다.



3. 사업모델, B2C와 B2B


B2C기업은 그 사업모델로 인해 내부가 변혁을 거부하더라도 바뀌라는 외부의 압력이 작동합니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B2B기업은 기본적으로 그런 압력이 작용할 접점이 없습니다.


굳이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겠습니다만, 당장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지난 10년 전후로 해서 B2C기업 중에 꾸준히 물의를 일으키는 기업과 꾸준히 미담이 발굴되며 실제 매출, 주가가 달라지고 있는 기업이 보이지 않습니까?


물론 물의를 꾸준히 일으키고 있는 기업의 예에서 보듯이 B2C라 하더라도 바뀐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가능성은 있다는 것이죠.

또 실제로 문제가 되었을 때, 외부 공론화를 통해서 일정한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4. 회사규모와 성장


안타까운 부분이지만 회사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성장하고 있는가 또한 회사가 바뀔 수 있는지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성장이 정체되어 있거나 애초에 딱 이 정도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0에 수렴할 것입니다.

지금도 잘 하고 있는데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는 당신이 문제야라는 식으로 나올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일정한 규모가 있고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그 경우는 지속적으로 신입/경력의 충원이 이뤄질 것이고 이왕이면 더 좋은 인재를 뽑고자 할 것입니다.


요즘의 확실한 트랜드는 연봉의 앞단위수가 달라지는 수준이 아닌 다음에야 차라리 월 몇십만원 덜 받고서라도 워라밸과 복지가 확실하고 분위기 괜찮은 회사를 가고자 합니다.

성장하고 있는 회사, 일정한 규모가 있는 회사는 그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예전의 사내분위기나 회사문화를 마냥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5. 최고가 필요한 회사인가


솔직히 말씀드려서 모든 회사가 최고를 지향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고 또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아시아, 세계 1등을 진지하게 노리거나 어떤 분야를 제패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기업은 의외로 적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는 어떻게 나타나냐면 굳이 1등을 노리지 않고 지금 하고 있는 수준만 잘 유지하면 되는 회사에서는 파벌이 생겼을 때 제어가 안 됩니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오로지 사내정치로 결정됩니다.


물론 사내정치 없는 회사는 없겠지만 그 정도가 확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회사가 1등을 해야하는데 거기에 분명히 도움이 되는 인재라면 우리 파벌이 아니더라도 그 사람이 하는 일이나 그 사람이 일정한 자리에 가는 것을 묵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6. 마치며


어느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스스로도 출처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이런 대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사람이 아니라 상황을 믿는다"

저는 저 말에서 상황이란 것이 시스템이나 구조를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선의나 호불호는 이해관계가 달라지거나 서운한 일에 의해서 어제의 충신이 역적으로도 변할 수 있는 것이지만, 설령 배신할 마음을 품고 있더라도 배신을 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배신할 수 없는 법입니다.


회사가 바뀔지 여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누구 한 사람의 노력이나 선의를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말씀드린 것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 자체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5가지는 하나의 기준일 뿐, 여기에 여러분의 생각과 기준을 보태어 판단하신다면 결단을 내리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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