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참아야할 때는 싸워야만 할 때를 제외한 모든 순간입니다.
정작 저는 잘 하지 못했지만, 인생은 돌고 돌아 어떻게 될지 모르고 '적은 적게, 친구는 많이'는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하지만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고 거절하고 심지어는 싸워야 할 때도 존재합니다.
그 때는 언제일까요?
기본적으로 아랫사람이 윗 사람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다툼의 결말도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습니다.
장유유서와 연공서열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머릿속 어딘가에 남아있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완전한 서구식 직장문화가 자리잡은 특수한 경우가 아닌 한, 옳고 그름을 떠나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충돌에서 아랫사람은 매우 높은 확률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캐삭빵을 걸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에서 캐릭터 삭제를 건다는 뜻으로 그만큼 너 죽고 나 살자, 둘 중 하나만 남는다의 결기를 나타낸 표현이라고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바로 본인이 저지르고 난 아무 잘못도 없는 치명적이고 심각한 실수나 실패를 내 탓으로 넘기려고 할 떄입니다.
이 실수가 내 실수로 된다면 올해 고과는 물론 당분간 승진은 꿈도 꿀 수 없고 정리해고 시즌이 오면 리스트 최상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그런 것들...
그런 때 만약 나의 잘못이 정말로 없다면 단호하게 지적해야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지적하는 것을 넘어서 증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다르게 생각했고 그런 지적을 한 것은 오로지 당신의 지시에 의한 것이란 점을 입증할 보고서 버전, 이메일, 사내 메신저나 카톡 등
물론 이 방법은 양날의 검일 수 있습니다.
일의 옳고 그름이나 회사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 사람이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입소문 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업무지시 하나하나 다 기록했다 나중에 뒤통수 치는 놈이라고 욕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사내에서의 소문이나 평판은 그 자체로 해고의 이유가 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리고 이 방법을 아무때나 남발하지 않고 정말로 결정적인 순간에만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내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X98ovd0Jgk
슬기로운 깜빵생활이라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 인상적이고 쓰려는 글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어서 가져와봤습니다.
그런데 저 예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선을 넘은 것이라 정색하며 얘기해서 바로 끊어낸 상황인데,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선을 넘는 행위를 하면?
다르지 않습니다.
선을 넘고 있음을 지적해야 합니다.
다만 그 지적하는 방식, 타이밍은 각각의 상황마다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잘 지내고 싶은 상사냐, 꼴도 보기 싫은 상사냐
조직 내에서 잘나가는 상사냐, 무능하거나 끈 떨어진 상사냐
얘기를 잘 하면 개전의 정이 있는 상사냐, 내가 얘기를 하면 오히려 더 심하게 할 상사냐 등등
주어진 상황이 백이면 백 다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법에서는 '수인한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침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는 참을만하다는 결론이 나는 경우입니다.
선을 넘는 행위도 수인한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한 번 넘어왔다고 곧바로 북폭을 하고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 것처럼, 윗사람이 선을 넘는 행위는 수인한도를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대가 전쟁을 선포한 상황에서는 이 쪽도 인정사정 봐주지 말고 맞서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 선이 어딘지는 오로지 본인만이 알 수밖에 없고, 또 선을 넘었다는 경고와 반격 또한 본인의 방식과 타이밍으로 해야만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절대 막 건드려도 되는 사람으로 인식되지 않는 점입니다.
이것은 학창시절이나 직장생활이나 변하지 않는 진리입니다.
최악의 경우 회사를 떠나 나를 지키는 것이 낫습니다.
잊지 마십시오.
회사는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이지 절대 목적 그 자체가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