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으로 바꾸다란 말의 뜻은, "원래 있던 것을 없애고 다른 것으로 채워 넣거나 대신하게 하다."입니다.
여기에는 나의 의도가 강하게 들어갑니다.
한편 변화하다는 어떨까요?
"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지다."
어떻습니까?
딱 보아도 변화하다 쪽이 훨씬 가치중립적인 말임을 알 수 있지 않나요?
우리는 나도 모르게 이런 푸념들을 많이 합니다.
"왜 내 말대로 하지 않아?"
"내 말 들어서 손해날 게 뭐 있다고. 모두 자기 이익이 되는거지"
"언제쯤 바뀔래?"
모두 상대, 회사, 국가가 바뀌지 않아서 화가 나고 슬프고 실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봅시다.
나는 나도 잘 바꾸지 못하는데, 과연 남을 바꾸는 일이, 회사를 바꾸고 국가를 바꾸는 일이 쉬울까요?
물론 이렇게 얘기하면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이미 늙고 기득권이 되어가는 당신이나 할 말이고, 나는 나 스스로는 물론 다른 사람,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과 자신이 있다."
좋습니다.
그런 의견, 패기 모두 존중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짧게나마 인생을 살아보니, 역설적으로 다른 사람을 정말 바꾸고 싶다면 우선은 그 사람의 주체성을 인정해주고 그 사람의 사정과 생각을 물어보고 소통하며 그 사람의 자발적으로 바뀌는 것을 돕는 것이 돌아가는 것 같지만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바꾸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에서 '변화한다'라는 가치중립적인 말이 중요해집니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변화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외모가 변화할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다니는 장소, 만나는 사람, 자산상황은 물론 생각이나 사상, 신념도 얼마든지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다만, 그 사람이 내 입맛에 맞게 바뀌는 것이 매우매우 어렵고 낮은 확률일 뿐입니다.
정말로 어떤 사람, 조직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나의 생각이 기준이 되어 바꾸려고 하지 말고, 그 사람, 조직이 변화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그 변화를 안내하고 도와주는 것을 생각하는게 낫습니다.
이렇게 마음먹었을 때의 이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다른 사람, 조직과 일정한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지나친 애정, 기대는 물론 지나친 증오나 미움 모두 문제가 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이나 조직을 바꾸고 싶다는 것은 그것이 순수한 애정에서건 권력욕이나 지배욕에서 비롯된 것이건 그 대상과 깊게 밀착하는 것을 필연적으로 수반합니다.
다행히 내가 몰두하고 집착한만큼 상대가 바뀌면 다행인데, 바뀌지 않았을 때 그 반동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 감정은 나를 크게 갉아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어리석게도 거의 반평생을 살아버린 최근에서야 조금 그런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작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나 속한 조직을 바꾸려고 고군분투했던 것이 바로 저였습니다.
정직히 말하자면 그 시도는 대부분의 경우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더 빨리 이런 것들을 깨달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스스로가 좀 더 편해지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더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제 브런치에 와주시고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