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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Aug 16. 2023

[시사잡설]회색코뿔소에 치이기 직전의 대한민국

회색코뿔소 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코뿔소는 무게가 2~3톤이나 되는 엄청난 동물이기에 그런 코뿔소가 달려오는데 지축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회색코뽈소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경고되어 충분히 위험을 인지했음에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상황을 말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회색코뿔소에 치이기 직전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거시경제와 미시경제 양쪽 어느 곳을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1. 초우량주가 5.25%를 준다는데 누가 중소형주, 테마주에 투자할까?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이고 유럽도 4.25%이며 제로금리의 대명사로 통용되던 일본조차 YCC( Yield Curve Control) 조절을 통해서 긴축 시작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습니다.

앉아만 있어도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 5.25~5.5%를 먹을 수 있는데 이제 갓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에 누가 5.25~5.5% 이상 수익률을 낼 자신을 갖고 투자할까요?


물론 대한민국의 성장률이 10%, 20%에 이르면 얘기는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어떤가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는 불황이 심하다는 유럽조차 상향을 시키는데 반해 꾸준히 떨어져왔습니다.

OECD는 2022년 6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2.5%로 예상하였으나 올해 6월 1.5%로 하향조정하며 1년간 5번에 걸쳐 1.0%P 하락전망하였습니다.

문제는 같은 기간 세계경제는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는 사실입니다.

22년 6월 2.8%를 예상하고 이후 22년 9월에는 2.2%로 대폭 낮춰 잡았으나 이번 23년 6월에는 2.7%로 1년 전에 비해 0.1%P만 낮게 예상함으로써 회복추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결국 주식으로 치면 초우량주인 미국이 5.25~5.5%를 보장하고 있는 반면, 대한민국의 기준금리는 3.5%에서 요지부동인데 성장성마저 이전만 같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되는 상황입니다.

아주 작은 뉴스나 충격에도 대한민국에서 투자자금을 썰물처럼 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2. 정치적 수사와 달리 상저하고의 근거였던 중국경제가 리오프닝은 커녕 부동산발 경제위기로 몰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노선은 명확합니다.

아직 소련이 살아있고 냉전이 존재하던 1980년대, 아니 그 때조차 국민정서 등을 고려해 함부로는 말하지 못했던 한미일 삼각동맹을 거침없이 이야기합니다.

중국에 대해서 정치적으로는 디커플링을 넘어 자칫 잘못하면 적대적으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을 서슴지 않습니다.

중국에만 그런 것이 아니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아슬아슬한 발언을, 그것도 대통령이 발언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올해 경제전망인 상저하고를 얘기하면서 그 근거로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를 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반기에는 중국의 리오프닝이 있더라도 우리와 중국 간의 산업구조, 수출구조 등의 변화에 따라 그 효과가 제한적이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 자체도 없고 오히려 일본식 부동산발 장기불황에 빠지지 않겠냐는 의견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의 말 대로라면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저저가 될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23년 6월 기준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에서는 19.4%, 수입에서는 22.2%를 기록해 비중이 낮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1위의 교역상대국이며 미국은 수출 17.7%, 수입은 10.4%로 2위였습니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23년 1~5월 잠정 집계치로 -118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경제 자체가 부동산발 위기를 겪는다면 아직 중국과 완전히 디커플링 되지 못했고, 대체시장을 완전히 개척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함께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임은 어린아이도 알 수 있습니다.



3. 정부는 돈을 쓸 생각도 없어보이지만 쓰려고 해도 쓸 돈마저 없다.


내수가 안되고 수출이 안되면 정부가 돈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돈을 쓸 생각이 없습니다.

단순히 없는 정도가 아니라 나름 이 정부의 확고한 신념인 듯 합니다.


쓸 수 있는데 안 쓰고 있는 것은 여론이 압박하거나 전문가의 권유 등을 통해 쓰면 됩니다.

진짜 문제는 쓸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정부의 확실한 경제정책은 감세정책입니다.

더 정확히는 기득권 감세입니다.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감세정책마저 펼치니 세금이 들어오질 않습니다.

상반기 국세수입은 178.5조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40조나 줄어들었고,

상반기에만 한국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 개념으로 빌려 쓴 돈이 100.8조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한국은행에 마통개념으로 빌린 돈은 회계연도 연말이 되면 무조건 메꿔넣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가 돈이 필요할 때 언제든 한은에서 빌리고 내년, 내후년에 조금씩 갚아나가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예산정책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돈이 현재와 같은 경제상황에서 하늘에서 뚝 떨어질리는 없고 결국은 100조원을 하반기에 계획한 것보다 덜 쓰거나 아니면 국채를 발행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정부는 내수를 살리거나 수출기업을 지원하는데 쓸 돈이 없습니다.

과학강국 같은 말만 하기를 좋아했지 정작 국가 R&D지원예산은 이제는 지겹도록 들은 카르텔이란 말을 써가면서 30%를 한 순간에 감액해버렸습니다.



4. 결론 - 트리거가 무엇이 될지는 신만이 알 것이나, 회색코뿔소에 치이는 일만 남았다.


정부는 오로지 부동산의 경착륙 하나를 막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그렇습니다.

모든 행정력을 오로지 부동산 가격을 오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떨어뜨리지도 않는 것에 맞춘 느낌입니다.


하지만 트리거는 어디서 올 지 알 수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금리인상, 이것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고금리가 되었더라도 이자를 모두 감당할 수 있고 또 만기연장이 된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이 둘 중 무엇 하나만 어그러져도 그 때는 유동성 위기에 곧바로 직면하는 것입니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국가건 말입니다.


현금흐름이 끊기면 개인이건 기업이건 국가건 죽는겁니다.

현금흐름은 경제에 있어서 산소이자 혈액이기 때문입니다.


직장인이 실직하거나 무급휴직을 하는 경우, 기업이 망하는 경우, 국가가 무역적자를 지속하는 경우 모두 현금흐름에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갓물주고 칭송받는 건물주의 경우에도 공실률이 높아 투자비용(이자, 세금 등)이 투자수익(월세)보다 높다면 견딜 재간이 없습니다.

공실이 회복될 기미가 없다면 빠르게 매각하여 매각차익을 노릴 것입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솔직해야 합니다.

모두를 구제하기는 어렵고 최대한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에 따라 선별적으로 살리겠다고 선언을 해야죠.

그런데 지금 정부는 그럴 의지도 생각도 고민도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머지 않아 우리가 회색코뿔소에 치이게 될 것 같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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