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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Sep 05. 2023

[시사잡설]윤석열정권 무능의 본질-비평가와 감독의 차이

정부 출범으로부터 1년 4개월

윤석열 정부가 유능한 정부라는 주장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보수언론에서조차 유능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별로 못 들어봤습니다.


반면에 직접적으로 입에 내지는 않을지언정 정부가 하고 있는 수많은 정책혼선들에서 사람들은 점점 '무능'이란 단어를 떠올리고 있는 듯 합니다.

이전에도 조짐은 있었으나 잼버리 사태가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정부, 윤석열 정권의 무능은 한 마디로 '비평가'와 '감독'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평가는 편안히 앉아 영화를 감상하며 평가하기만 하면 됩니다.


감독은 다릅니다.

수많은 기존 감독들과 새롭게 입봉하려는 신인 감독희망 후보자들 사이에서 투자자의 간택을 받아야 하고,

주어진 한정된 예산과 시간 속에서,

배우부터 조감독, 조연출 및 엑스트라 등 수많은 스탭들을 이끌고 영화를 촬영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그것을 마음껏 펼칠수도 없고 그렇다고 투자자나 시장이 원하는 것만 하기에는 영화적 자존감이 허락하지 않으며 그 중간을 따르려고 해도 주어진 현실을 헤쳐나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비평가들의 비평 중 가장 쓸모없고 무의미한 말의 성찬, 공허한 소리의 울림은 "최고의 영화를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말씀드린 것처럼 극소수의 손에 꼽을 영화감독을 제외한 모든 영화감독들은 주어진 환경 하에서 "최선의 영화"를 만들 뿐이지, "최고의 영화"를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존재할 수 없는 이상적인 모범답안을 제시해놓고 거기서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점하는 식으로 평가하는 비평은, 겉보기에는 고상하고 현학적이며 있어보일지 모르나 그러한 비평을 좋아하는 일부 팬을 제외하고 영화계의 발전에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완벽한 작품을 만들지 못하는 수많은 재능있고 역사에 이름을 남길 감독들의 앞길을 막기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검사는 비평가와 같습니다.

추상같이 정해진 법에 비추어서 아주 조그마한 흠이라도 있다면 찾아내 기소하고 벌 주는 역할이며, 그 역할을 검찰 스스로가 즐기고 있는 것 아닌가 의심받고 있습니다.


정치인은 다릅니다.

감독 이상으로 훨씬 어려운 것을 조율하고 타협하며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의 정책을 실행해야 합니다.

때로는 뻔히 부작용이 예상되는 정책이라 할지라도 바로 그 타이밍에 필요했다면 시행하는 것이 정치인입니다.


CPR을 제대로 시행하면 갈비뼈가 부러집니다.

그러나 합니다.

왜냐하면 일단 사람을 살려놓고 나면 부러진 갈비뼈는 다시 붙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갈비뼈를 부러뜨린 것을 상해라고 하여 CPR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수사, 기소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도 CPR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눈 앞의 사람이 죽어가든 말든, 저 사람을 구하려 했다가 내가 상해죄로 기소될 위험을 - 친족이 아닌 다음에야 - 누가 무릎쓰겠습니까?


정치인은 그래서 비평가여서는 안되고 감독이어야 합니다.

좋은 작품,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기꺼이 비판과 비난, 오명을 감수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만약 정치인이 비평가가 된다면,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고 남을 일방적으로 재단하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평가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고 만들수도 없습니다.

비평할 작품이 모두 떨어졌을 때,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사람들은 물을 것입니다.

"당신은 감독 아니었냐고"


부디 정부가 바른 길을 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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