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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Dec 04. 2023

[직딩라이프]실력없는 팀원과 실력있는 팀원 구분하는 법

연차가 쌓이고 중간관리자가 되면 실력있는 팀원과 그렇지 않은 팀원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 능력이 없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장 최악의 결과는 회사에서 쫓겨나거나 완전히 한직으로 좌천되는 것입니다.

나는 이 친구가 정말 실력있고 우리 팀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실력있는 척하며 진짜 실력있는 후배들을 갈아가며 성과를 독식하고 있었다면, 진짜 실력있는 하급자들의 연이은 퇴직을 불러일으켜 실적은 추락하고 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24시간 도청하거나 프락치라도 심어놔야 할까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평소의 대화만으로도 상당부분 실력있는 직원과 실력없는 직원을 캐치할 수 있습니다.


1. 실력있는 직원일수록 구체적으로 말합니다.

2. 실력있는 직원일수록 즉시 대답할 수 있습니다.

3. 실력있는 직원일수록 기대효과, 결과에 대해 말할수 있습니다.



1. 실력있는 직원은 구체적으로 말하고 실력없는 직원은 추상적으로 말합니다.


이 차이는 한 마디로 '실력'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이 차이를 구분하고 싶다면 일부러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제시하며 질문을 3~4번만 이어가보시면 금방 답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상사가 갑자기 위에서 특별한 지시가 내려왔다면 연말까지 이제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인데 원래 연말목표를 150%로 1.5배 늘려서 달성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이행하라고 지시한 상황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첫 반응은 실력있는 직원이나 실력없는 직원이나 "아니, 그걸 어떻게 합니까?"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질문하면 이 친구가 정말로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추가적인 질문을 이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네가 필요로 하는 모든 지원을 내가 다 해주겠다, 한 번 말해봐라. 뭘 해주면 남은 3개월간 1.5배의 연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냐?"


실력있는 직원은 이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를 들면서 목표달성이 가능하거나 불가능한 이유를 얘기할 것입니다.

"우리 회사의 사업모델은 전형적인 B2B인데, 현재 업계의 상황이 이러저러하고 주거래처인 OO물산의 상황이 이러저러하고 B2B업계에서 3개월 내 새로운 거래처를 만드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니 갑작스럽게 연목표의 1.5배 구매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어차피 우리 업계나 우리 회사의 상품은 브랜드충성도보다는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상황이니, 기존 납품가를 일시적으로 10~20% 인하시킨다면 판매량은 늘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시장상황이 이러저러하니 10~20%를 인하시킬 경우 일단 올 연말까지 원래 연목표의 1.5배는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실력없는 직원은 추상적이고 감정적인 이유를 들면서 목표달성 여부를 말할 것입니다.

"아니, 상식적으로 3개월을 남겨놓고 갑자기 연간 목표치를 1.5배 상향시키는게 어디있습니까?"

"지난번에도 말도 안 되는 지시하셨는데 개고생하면서 겨우 한 거 아시죠? 이번에는 못합니다."

"부장님, 이거 말도 안되는 지시인거 아시죠? 그래도 부장님하고 저 사이니까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대신 애들은 좀 굴려야 합니다. 한 번 애들 굴려서 최대한 해보겠습니다."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3~4번 더 질문하며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실력있는 직원이라 할지라도 뭔가 그간 삔또상한 것이 있어서 실력없는 직원처럼 1~2번 반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2. 어려운 질문에 실력있는 직원일수록 즉시 대답하고 실력없는 직원은 답변을 미룬다.


아무리 실력없는 직원도 직장생활의 짬밥이 있기에 본인의 실력이 없다는 사실과 이게 어려운 질문, 난제라는 것 정도는 느낌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조차도 없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그런 사람을 뽑은 회사 인사팀부터 질책하거나 잘라야 할 일입니다.


실력없는 직원이 어려운 질문에 답을 미루는 것은 그들이 신중하거나 말을 아끼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한 마디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게 쉽지 않은 질문인 것은 알겠는데 내가 아는 것이 없으니 자칫 잘못할까봐 말을 못하는 것입니다.

다만 실력있는 직원이라 할지라도 말을 아끼거나 어려운 문제라 섣불리 답을 안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묻고 싶은 것을 물으면서도 윗사람의 심기를 거스를 우려가 없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최근 이마트가 '23년 3분기 매출, 영업이익 모두 쿠팡에 추월당했습니다.


그래서 이마트 전략회의를 하는데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 실력있는 직원이고 없는 직원이고 아무도 입을 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쿠팡보다 못한 것이 뭔가?"

"어떻게 하면 쿠팡을 이길 수 있겠나?"

저 말에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현재의 이마트를 진단하고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는 곧 지금 그 자리에 앉아있는 윗사람들에 대한 비판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습니다.


누구 한 사람 말실수한 사람을 나오게 해서 집단린치하고 좌천시키고 정신승리를 할 것이 아니라면 질문은 전략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만약 오프라인 유통에서 승부를 보고 싶다면, "아마존이 출범하고 전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 여전히 월마트, 코스트코는 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성장하고 있기까지 하다. 월마트, 코스트코와 우리 이마트의 오프라인 전략의 차이점은 무엇인고 우리가 가져올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쿠팡보다 못한 것이 뭔가?", "어떻게 하면 쿠팡을 이길 수 있겠나?"에 대한 질문에 미국의 월마트, 코스트코 사례를 들어 답하는 경우에는 그 생각을 못한 경영진에 대한 비판, 디스로 비쳐질 수 있으나, 경영진이 먼저 월마트, 코스트코 사례를 들어 질문하는 경우에 답하는 것은 그저 질문에 대한 전략적인 제안, 분석이 됩니다.

물론 현재의 이마트 전략에 대한 비판이 될 가능성이 0가 된 것은 아니나, 적어도 앞의 추상적인 질문보다는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의심받거나 윗분들의 전략에 대한 비판으로 비쳐질 우려가 조금이라도 덜어지게 되죠.


실력있는 직원이라면 저런 구체적인 답변에 나름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이유를 들어 의견을 개진할 것이고, 실력없는 직원은 답변이 구체적으로 되고 부담을 줄여주어도 여전히 꿀먹은 벙어리일 것입니다.



3. 실력있는 직원은 기대효과, 결과에 대한 전망을 얘기하고 실력없는 직원은 말할 수 없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종합이 3번입니다.

사실 실력있는 직원과 실력없는 직원 사이에 극명한 차이가 여기서 나옵니다.


음식점 대표가 원가절감을 지시합니다.

문제는 우리 회사 음식맛의 핵심인 비법소스까지 원가절감을 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대표님! 비법소스의 원가절감은 안됩니다."

여기까지는 실력있는 직원과 실력없는 직원 모두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시한 일로 인해 벌어질 상황에 대한 예측, 대안제시의 구체성에서 실력있는 직원과 실력없는 직원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제가 최근에 간 맛집 중에 만리동 유즈라멘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는 특이하게도 일본 라멘집이면서도 농축유자즙을 타서 먹게 하는데, 희한하게도 이게 또 절묘하게 맛이 어우러져서 일본 라멘 특유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면서도 은은한 향이 나는데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제게는 찐맛집이었습니다.


대표가 이 유자즙을 매우 저렴한 것으로 바꿔서 쓰게 하거나 농축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실력있는 직원이라면 안된다 이후에 "대표님, 대표님 스스로도 아시겠지만 현재의 유자농츱액 배율과 원료는 라멘 특유의 느끼한 맛을 잡으면서도 유자향이 너무 강해져 라멘 본연의 맛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는 최적의 지점입니다. 더욱이 우리 회사 상호도 유즈라멘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농축유자즙은 우리 회사의 상징이나 다름없습니다. 원가절감이 필요하시다면 무료로 제공하는 국물이나 면을 제한하거나 대파를 외국산을 쓰는 것이 낫지, 농축유자즙은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됩니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나아가 "대파를 외국산으로 썼다고 해서 고객이 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유즈라멘에서 농축유자의 질이 떨어진다면 그건 손님이 줄게 되는 직접적 원인이 됩니다. 그럴 경우 원가절감은 소탐대실의 결과로 이어질 것이고 현재 7명 되는 직원들도 내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더 이상 다른 라멘집과 구분되는 유니크함이 사라지고 그저 수많은 라멘집 중 하나로 전락할 것입니다."까지 말할 것입니다.



4. 마치며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실력있는 직원은 본인이 맡은 업무, 우리 회사의 사업에 대해서 핵심적인 투입요소가 무엇인지,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고 있는 직원입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질문에도 답을 할 수 있고 목표가 변경되어도 가능/불가능을 합리적 이유를 들어 설명할 수 있으며 투입되는 요소가 변경되었을 때의 기대효과 또는 파장도 순식간에 답변이 가능한 것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실력있는 직원은 결국 실력있는 CEO, 중간관리자가 알아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 스스로가 실력이 없기에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려고 해도 뭘 어떻게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할지를 모를 것이고,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하는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조직에서는 보답도 없이 성과를 뺐기기만 하는 것에 지친 유능한 직원들이 계속해서 빠져나갈 것이고 언젠가는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모든 직장인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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