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만악설은 터무니없는 말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인스타 만악설이란 말은 생소하실겁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본인 삶에 대한 불만이 심화되는 한 원인으로 인스타가 있다는 얘기는 여기저기에서 심심치 않게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물론 진짜로 인스타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회격차, 양극화, 불평등, 남녀갈등, 혼수문제 등등 최근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의 원인으로 인스타가 지목되는 것은 인스타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인스타가 갈등을 증폭시키는 원인을 잘 표상해주는 앱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제 생각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런 말이 됩니다. 

1. 인스타는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2.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3. 어느 사회, 어느 문명이건 사람들은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고자 한다.

4. 네트워크 효과로 1등 앱, 대세앱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되어 있다.

5. 비교를 위해선 비교대상이 눈에 보여야 한다.

결론 : 인스타 출시로 누구나 손쉽게 상위 1%의 삶을 볼 수 있게 되며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인스타가 없던 시절에 나의 비교상대는 옆집 순이, 철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동네는 - 예외가 없진 않으나 - 대체적으로 비슷한 생활수준, 교육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삽니다.

같은 동네 사람들 대다수가 동해로 피서를 가는데, 우리 집은 왜 하와이로 피서를 가지 않느냐고 아이들이 불만을 가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아니, 애초에 하와이가 어딘지도 모를 가능성마저 있지요.

예전 제가 그랬듯이 ㅎㅎ

2013년 방영시작한 관찰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도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슈돌(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약칭)은 비판, 비토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일반인은 절대로 살 수 없는 환경만 보게 되고, 현실과의 괴리감만 부추기며 현타가 오게 한다는 이유에서였죠.

그나마 슈돌은 "어쨌건 저 사람들은 연예인이니까....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겠지"라며 합리화(?)를 할 건덕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인스타는?

와....

나하고 비슷해보이는 사람들이 수시로 오마카세를 먹고 5성급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고 철마다 해외여행을 가는 것 같습니다.

샀다고 올리는 옷과 가방도 죄다 명품입니다.

남이 어떻게 사는지 아예 보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외딴 골짜기나 무인도에서 살지 않는 이상 어떻게 다른 사람이 사는 것을 안 보겠습니까?

하와이로 피서간 사람을 인스타에 보는 것과 내가 국내바다로 피서를 갔다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피서는 하와이로 가야만 한다는 법률이 있거나 사회관습이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결국 모든 것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냐에 있습니다.

살아가며 삶을 대하는 태도에는 딱 두 가지 관점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나에게 없으나 남에게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 

다른 하나는 나에게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나를 객관화하기 위해, 스스로 발전동력을 삼기 위해 다른 사람을 참조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나에게 없는 것에만 집중하며 다른 사람을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스스로를 갉아먹고 좀먹는 행위입니다.

만약 그런 분이 계시다면 차라리 인스타를 삭제해버리십시오.

인스타를 끄고 폰을 내려놓고 나서 몰려올 공허함을 어떻게 견디려고 그러십니까?

인스타에서 아무리 유명한 사람, 연예인, 인플루언서와 맞팔을 하더라도 현실에서 내가 달라지거나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