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속한 사업부 자체를 폐지하거나 외부 매각이 이뤄지는, 내 노력으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다음 3가지 기준을 충족하고만 있다면 구조조정 리스트 상단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을 것입니다.
1. 적이 있는가?
2. 내 업무내용을 직근상사가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가?
3. 1.5명분의 일을 하고 있는가?
적이 있는 경우에는 2와 3을 충족함에도 불구하고 희생양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구조조정은 일정 숫자를 정해놓고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나를 부모의 원수처럼 미워하는 사람이 하필이면 라이벌 부서 또는 인사팀에 있다고 해봅시다.
우리 팀장, 부장에게 정리해고 인원을 정하는 딜을 하면서 "원래는 너희 부서에 3명을 구조조정해야 하는데 A 한 명만 구조조정하면 특별히 너희 부서는 그걸로 구조조정을 끝내주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그 친구가 나랑 친하고 우리 부서에서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고 1.5인분의 업무량을 감당한다 할지라도 한 번쯤은 고민이 될 것입니다.
나의 바로 윗 상사, 그리고 그 위 상사 정도는 내가 하는 업무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밀실로 끌려가서 구조조정 명단을 쓰라고 할 때, 내 직근상사의 머릿속에 '그 친구 일은 분명히 많이 하는거 같기는 한데...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고 있지?'하고 의문부호가 떠오르면 안됩니다.
팀원들은 보통 바로 위에가 팀장(회사에 따라서는 파트장, 매니저 등)일텐데, 팀장만 알아서도 안됩니다.
구조조정 명단은 보통 팀장보다도 윗선, 최소한 부장급들에게 적어내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바로 윗 상사에게 오해를 사지 않는 선에서, 기회 될 때마다 부장에게 내가 하고 있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어필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조조정을 10%할지, 20%할지, 30%할지는 회사마다, 상황마다 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아래에서부터 올라올 것이란 사실입니다.
구조조정 자체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인건비 이상의 몫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에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누구나가 인정하는 퍼포먼스, 구체적인 숫자로 실적을 내고 있는 사람들이 대표적입니다.
구조조정이 5% 정도로 끝난다면 어디서나 존재하는 빌런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비율이 20%, 30%가 된다면 빌런은 아니지만 회사의 핵심인재가 아니거나 퍼포먼스가 뛰어나지 않은 보통 직원도 들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거기에 들어가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나누는 기준은 업무량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딱 1명분의 일을 하는 A와 1.2명분을 하는 B와, 1.5명분을 하는 C가 있다면 A - B - C 순으로 리스트가 작성될 것이니까요.
3가지 기준 전부를 문제없이 클리어하고 있다면 구조조정이 닥치더라도 생존할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그러나 3가지 전부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되면 기민하게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