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사잡설

지귀연 윤석열 판결의문, 위험범이지만 실패했으니 감경?

by 열혈청년 훈

아직 판결문을 본 것은 아니니 정확하지는 않다는 점을 전제로, 언론기사를 근거로 먼저 어제 2026.2.19.에 있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지귀연 재판부의 내란 1심 판결에 대한 간단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92296?sid=102


결론적으로 피고인 윤석열은 무기징역을 받았습니다.

많은 언론은 무기징역이라는 결과에 대해서 집중하고 있지만, 저는 그래도 명색이 법조인으로서 법조계의 말단에 있지만 어제 판결 관련 방송이나 기사를 접하면서 의문을 가진 부분이 있습니다.


"지귀연 재판부는 내란을 마치 살인교사범처럼 취급한 것은 아닌가? 즉, 내란이 위험범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실패했다는 점, 무력행사를 자제했다는 점을 강조하여 위험범이면서도 결과의 발생이 필요한 살인교사와 같이 생각하게 만드는 것처럼 느껴진다."


제가 왜 그런 위화감을 느꼈는지를 최대한 쉽게 한 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1. 내란은 결과범이 아닌 위험범입니다.


지귀연 재판부에서도 설시한 바와 같이 내란은 위험범입니다.


형법에서 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를 두 종류로 나눌 때, 한 기준이 위험범과 결과범입니다.

위험범은 결과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것 자체를 법익침해로 보고 처벌하는 것이고,

결과범은 결과가 실제로 발생을 해야만 처벌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살인범, 강간범 같은 범죄가 결과범입니다.

실제로 사람을 죽이거나 강간하려다 실패했다면 살인미수, 강간미수로 처벌될지언정, 피해자의 사망이나 성행위 성립이 없었다면 살인죄, 강간죄로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에 위험범의 좋은 예는 음주운전입니다.

음주운전은 술을 마시고 누군가를 차로 치어야만 처벌되지 않습니다.

술 마시고 운전을 해서 아무 교통법규 위반도 없고, 누군가를 치거나 사고를 일으키지 않고 제대로 집에 귀가했더라도 처벌이 됩니다.

왜냐하면 음주운전은 음주를 통하여 안전한 교통질서 등을 위협했기 때문입니다.


내란은 지귀연 재판부도 설시하였고 대법원 판결을 보아도 위험범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위험범에도 추상적 위험범, 구체적 위험범이 있긴 하지만 12.3 내란은 실제 군병력을 동원하여 국회 점거를 시도하였으므로 구체적 위험범 요건을 충족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살인죄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야만 완성되는 결과범입니다. 실패하면 '살인미수'가 되어 형이 깎입니다. 지귀연 재판부는 지금 내란죄를 마치 살인미수 사건 다루듯 '실패했으니 깎아준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입니다.



2. 같은 위험범이더라도 음주운전과 달리 내란은 실패를 감경사유로 삼는순간 논리적 긴장감이 발생한다.


간혹 대리기사가 일부러 차를 아파트 입구까지만 가거나 애매한 위치에 주차한 후 주취자(차주인)에게 마지막 주차를 시키고 이를 운전이라고 하여 촬영한 후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파트 단지 내에 아무도 없는 새벽에 몇 미터 주차위치로 차를 움직인 정도를 처벌하는 것은 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여기서 제가 저렇게 생각하는 - 그리고 적잖은 분들도 동의하실 수 있는 - 핵심적인 이유를 법리적으로 다시 정리하면 "위험의 발생이 사실상 없었거나 극히 경미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위험범은 위험의 발생 자체를 처벌하는 것인데, 인적이 극히 드문 새벽 시간에, 외부인의 출입이 기본적으로 관리되는 아파트 주차장 내에서, 마지막으로 주차나 차 정렬을 하기 위해 몇 미터, 10미터 정도를 운전한 것이 과연 우리 사회에 위험을 발생시키는 것이 맞느냐? 위험을 발생시키더라도 그 정도가 극히 작지 않은가? 이런 의문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리운전 이후 아파트 경내에서 주차를 위해 몇 미터, 10미터를 운전한 경우까지 처벌이 되는 것은 음주운전이 위험범이기 때문인데.... 정작 그보다 우리 사회에 미치는 해악과 영향이 감히 비견조차 할 수 없는 내란에 실패를 들어 감경하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바로 위험범의 논리 자체가 흔들리는 결과, 논리모순처럼 느껴지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위험범의 감경기준은 어디까지나 “결과 유무”가 아니라 “위험의 강도”여야 합니다.


앞서 26.1.21. 이진관 재판부는 피고인 한덕수 판결에서 "내란 가담자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피해 발생이 경미하였다거나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는 사정을 깊이 고려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위험범에 대한 논리적 일관성으로 보면 이진관 재판부의 판결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3. 내란의 실패는 내란목적살인과 같은 새로운 범죄의 성립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일 뿐이다.


앞서 전두환은 12.12사태에 대한 재판에서 "내란목적살인"의 죄도 기소사유로 들어갔습니다.


지귀연 재판부가 들고 있는 내란실패, 무력사용 자제 그리고 사망자가 없었다는 팩트는 내란죄와는 별도의 구성요건을 가진 "내란목적살인"죄라는 별도의 죄가 성립하지 않음을 나타내주는 것일 뿐, 이미 성립한 내란죄 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내란의 실패는 내란목적살인이라는 가중구성요건의 성립을 막았을 뿐, 이미 기수로 성립한 내란죄의 본질적 중대성을 경감시키는 사유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약 내란 과정에서 국회를 지키러 달려간 시민 중 한 명이라도 군경이 쏜 총에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했다면, 그리고 결과적으로 유혈사태 끝에 내란이 진압되어 실패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공수처, 특검은 전두환처럼 내란죄 + 내란목적살인죄로 윤석열을 기소했을 것입니다.


그 때도 지귀연 재판부는 내란의 실패를 감경사유로 들 수 있을까요?


논리적 일관성이 유지되려면 그때도 실패가 감경사유가 되어야겠지만... 과연 그럴까요?



4. 물론 양형기준이라는 반론이 있겠으나, 위험범 + 내란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적어도 내란실패는 감경사유가 되면 안되었다.


이에 대해서 지귀연 재판부는 이렇게 반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범죄의 기수에 대해서는 명백히 위험범으로서 내란의 성립을 인정했다. 그리고 내란 실패를 감경사유로 삼은 것은 형법 제51조에 따른 것으로써 아무 문제가 없다."


물론 우리 형법 제51조제3호는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를 양형요소로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란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적어도 실패를 감경사유로 해서는 안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보도된 내용만 보면 지귀연 재판부는 윤석열 변호인의 입장을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노상원 수첩에 대한 신빙성 판단, 장기간 준비된 계엄의도 부정 등이 그렇습니다.


이는 특검의 논리보다는 오히려 메세지 계엄을 주장하는 윤석열 변호인들의 관점에서 훨씬 설명이 쉽습니다.


단지 내란의 실패를 감경사유로 썼다는 측면에서만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5. 마치며


나름 쉽게 쓴다고는 썼는데 어떠셨는지요?


아마 글이 어렵다면, 그건 제가 형법지식이 부족하고 잘 다루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귀연 재판부의 판결은 1심 판결일 뿐, 우리 사회의 갈등을 봉합하고 법리적으로 명쾌하게 해주는 역할은 미진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모쪼록 이번 사태가 우리 민주주의를 더 강하게 만들고 사회통합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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