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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Nov 05. 2021

5년차 직딩 5편 - 상대방, 우리 그 후에 나

5년차가 알아야 하는 5년차를 위한 직딩이야기

5년 차는 직딩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왜냐하면 5년 차 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후의 인생이 비상과 추락, 어느 쪽으로도 전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정반대의 상태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는 양자중첩 상태와 같은 것이죠.     


5년 차 시리즈는 ‘내가 만약 5년 차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5년 차에 접어든 직딩들을 위한 글입니다.

이 글이 많은 5년 차 직딩 여러분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오늘은 5년차의 회사업무에서의 사고방식 우선순위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사실 이건 인생에서의 사고방식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상대방, 우리 그 후에 나


첫째로는 상대방에 대해서 먼저 생각하고,

다음에는 '우리'에 대해서 생각하시고,

마지막으로 나에 대해 생각하시면 됩니다.


쉽지 않겠지만, 저도 아직 연습하는 중이지만 그렇게 하시는 것을 적극 권장드립니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1. 모든 회사업무엔 항상 '상대방'이 있다.


모든 회사 업무는 반드시 '상대방'이 있습니다.

우리가 작성하는 모든 보고서는 말 그대로 누군가에게 보고를 하기 위함입니다.

회사가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 역시 누군가에게 팔기 위함입니다.

직접적인 판매,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지원부서 또한 지원의 대상이 되는 내부부서가 있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그 상대방을 상정하지 않는 모든 회사업무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자기만족입니다.

회사는 동아리나 취미활동이 아닙니다.

나는 내 노동력과 시간을 팔았고 회사는 임금을 대가로 나에게 일을 시키는 비지니스적인 관계입니다.


그렇다면 회사가 원하는 것을 정해진 근로시간에 제공해줘야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이나 내 기분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우리' 내지는 '나'를 '상대방'보다 우선시합니다.


회사 업무의 당연한 프로세스나 긴급성, 중요성보다는 나와 상대방의 친소관계, 은원관계로 업무를 처리합니다.

상대부서나 회사 전체의 입장, 이익보다는 우리 부서 내지는 나의 입장과 이익을 우선시합니다.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말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합니다. 등등...


상대방을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그게 회사와의 계약내용이기 때문입니다.



2. 상대방은 일부러 의식하지 않으면 의식저편으로 날아간다.


상대방을 첫번째로 생각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의식적으로 그러지 않으면 아예 잊혀지기 때문입니다.

RPG, 레이싱 게임, 대전격투 게임 등은 1, 3인칭을 선택할 수 있거나 오히려 3인칭이 디폴트값인데 비해  FPS게임은 무조건 1인칭 시점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의 울펜슈타인부터 듄, 서든어택, 콜오브듀티, 메달오브아너, 오버워치 등등


인생을 게임으로 치면 1인칭 시점 고정입니다.

유체이탈을 하거나 죽지 않은 다음에는 3인칭 시점을 경험할 일이 없습니다. ㅎㅎ


우리는 언제나 나의 시선에서 출발하여 상대방을 바라봅니다.

단 한 순간도 나와 상대방을 동시에 바라볼 수 없습니다.

이 말은 신체구조에서부터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의 시각은 내 몸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지금 나의 기분, 신체상태, 컨디션, 일정 등등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연동되어 움직입니다.

반면에 나의 1인칭 시각에서 보이는 상대는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모습만 보입니다.

상대방의 기분이 어떤지, 어떤 상태인지, 어떤 관심사를 갖고 있는지, 이 사람이 어떤 흐름과 맥락 속에 있는지 등등은 1인칭 시점으로 바라봐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1인칭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기에 상대방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그 상대방에 대한 행위를 전제로 하고 있는 회사생활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3. 그러면 왜 '우리'가 두 번째인가?


우선 제가 여기서 말하는 '우리'란 내가 속한 집단, 나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사적으로는 가족, 친구 등이고 회사에서는 내가 속한 부서나 팀, 동기, 동료 조금 더 넓게는 우리 회사가 될 것입니다.


상대방 다음에 우리를 생각하시라고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상대방'만큼 의식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속한 '우리'에 대한 애착, 소속감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어쨌건 '우리'에 속하고 있는 이상 '우리'의 입장이나 이익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 이렇게 단언할 수 있냐면 그 정도의 생각조차 못하는 사람은 '우리'라고 부를 집단 자체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는 나는 이미 '우리'에 속한 인간이기에 알게 모르게 '우리'의 사고방식과 기준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거듭거듭 강조합니다만, '상대방' 있는 게임이 아니라면 '우리'만의 사고방식과 시각으로 서로서로를 우쭈쭈 해주면서 살아도 됩니다.

그러나 회사생활은 무조건 '상대방'이 있고 그 '상대방'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내야 하므로 그래서는 자멸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에 대한 생각은 '우리'보다는 앞서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왜 '나'보다는 '우리'가 우선인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간단한 이유입니다.

'우리'는 나에게 있어서는 또 다른 '상대방'이기 때문입니다.



4. '나'가 마지막 순서라고 절대 '나'는 아무래도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너의 생각따윈 궁금하지 않다고!"

"누가 자네 생각 물어봤어?"

"네 생각은 됐고 이렇게 해!"


혹시 회사생활 하시면서 저런 말을 들어보신 적 없으신가요?

저는 절대 저런 의도로 '나'를 상대방, 우리 이후에 생각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여담이지만 저렇게 얘기하는 상사는 둘 중 하나입니다.

하나는 꼰대, 다른 하나는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하는 급한 사안이거나 얘기는 충분히 들었고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때에도 계속 실무자가 자기 의견을 주장할 때

전자는 그냥 무시하시면 되지만 후자는 스스로 한 번 차분히 생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어쩌면 세상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는 결국 '나'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나'의 몸이 최악의 상태에 있거나 아프거나 불행하다면, 온 세상이 행복하고 심지어 내 주위의 '우리'가 행복해도 '나'는 불행합니다.

그건 한 인간의 육신을 입고 살아가는 우리에겐 불가피한 것입니다.


제가 아기를 키우면서도 절감하는 것입니다만, 부모로서 잘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자녀에 대한 사랑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 역시 육체를 가지고 24시간의 제약 하에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제 컨디션에 따라 아기에게 해주는 질이 달라짐을 느낍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아기를 막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두 번 안아주고 비행기 태워줄 것이 한 번으로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나는 어차피 '' 대해서 생각하고 '' 최우선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회적동물이고 돈은 상대방을 만족시킨 후에 손에 넣을 수 있으며, 상대방을 얼마나 만족시키느냐에 따라 내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의식적으로라도 상대방, 우리를 나보다 우선하도록 연습이라도 하자는 것입니다.


어차피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어느샌가 '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나'를 최우선에 놓게되면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상대방', '우리'는 고려의 대상에도 들어오지 못하고 의사결정이나 행동이 끝나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 결과는 나의 고립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오늘의 5년차 직딩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이 글이 모쪼록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브런치를 찾아주시고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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