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혈청년 훈 Nov 03. 2021

[직딩라이프] 1만 시간을 했는데 왜 전문가가 아닐까

공부와 일과 1만 시간 법칙 사이의 상관관계

1 시간 법칙을 들어보셨는지요?

몇년 전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말콤 글래드월의 아웃라이어란 책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비틀즈, 빌 게이츠 등 역사상 큰 성공을 거둔 인물들을 분석해보니 적어도 1만 시간을 해당 분야의 연습에 투자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1만 시간의 법칙이 고시계에서의 공부량과 맞아떨어지는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사법시험 합격자의 83%는 하루에 7시간 이상 공부했었다고 합니다.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701)

빠르면 2년만에 붙는 사람도 있었는데 하루 10시간 씩 2년을 공부했다면 약 8천시간 전후입니다.

즉, 1만 시간 내외를 투자하면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말콤 글래드웰의 1만시간 법칙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적어도 두 분야에서는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바로 공부와 회사일입니다.


12년간의 의무교육기간에 자체학습, 학원강의를 빼고 오로지 학교에 앉아있는 시간만 따져도 1만 시간은 가볍게 넘어갑니다.

마찬가지로 주 40시간, 52주를 일하면 1년에만도 2,080시간이니 5년이면 1만 시간을 돌파합니다.

하지만 과연 저를 포함해 우리 중 공부 또는 회사일에 전문가라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 손에 꼽을 것입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어떤 일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수히 많겠으나, 핵심적인 요소는 언제나 단순명료한 한 가지입니다.

공부의 전문가가 되지 않은 것은 '공부를 하지 않아서'이고, 일에 있어서도 전문가가 되지 못한 것 역시 '일'을 하지 않아서입니다.

공부는 그래도 이해되는 면이 있지만, 일에 있어서는 수긍하기 어렵다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전문성은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문성 = 투입한 시간(양) * 경험 수준(질)


음대 실기 입시준비를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첫번째, A와 B가 똑같이 1만 시간을 연습했지만 A는 음대 학부생에게 교습 받은 반면, B는 음대 교수에게 교습을 받았습니다.

두번째, 비록 음대생에게 교습받았지만 1만 시간을 연습한 A와 음대 교수에게 교습받았지만 1천 시간만 연습한 B

각각의 경우에 누가 합격을 했을까요?

제가 말씀드린 양과 질은 이런 의미입니다.


투입한 시간은 말 그대로 해당 업무에 투입된 시간을 뜻합니다.

우리가 하루 8시간 책상에 앉아 있다고 할지라도 순수하게 공부나 일에 투입된 시간이 얼마인지는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알 것입니다.

정말로 8시간을 온전히 공부 또는 일을 한 사람이 전문성이 생기지 않을리가 없습니다.


남성들을 한 번에 이해시킬 수 있는 예시로 군대가 있습니다.

정말정말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군대에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늘 고민하고 탐구하는 병사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대할 때쯤 되면 자기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숙련도를 보입니다.

전문성의 습득이란 목표와 무관하게 일상적이고 계속적인 반복이 자연히 몸에 배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절대적인 투입량의 힘입니다.


이번엔 질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상당수의 대한민국 청년들은 12년 내지 16년의 교육을 받습니다.

스스로 공부한 시간을 제외하고 의무교육 기간의 수업시간만 합쳐도 1만 시간은 충분히 넘습니다.

그럼에도 왜 공부의 전문가가 되지 못하는 것일까요?


수업을 수동적으로 듣기 때문입니다.

(저도 못하긴 했으나) 수업시간에 끊임없이 '왜?', '어떻게?', '그렇다면'과 같이 의문을 던져가며 주도적으로 수업을 듣는다면,

그 시간은 단순히 죽은 1시간이 아닌 몇 시간의 공부를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도 '왜 이 일을 하는거지?', '왜 하필 이 타이밍에 이 일을 할까?', '왜 똑같은 실수인데 화내는 정도가 다르지?' 등등,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의문점을 동료나 상사에게 물어보면서 일을 하는 사람의 8시간은 수동적으로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의 8시간과 같을 수가 없습니다.


글을 쓰고 보니 저 스스로에게 할 말인 것 같긴 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분들께도 혹여 도움이 될까 하여 굳이 지우지 않고 글을 올려두고자 합니다.


세상이 전문가를 원하고 있고, 점점 전문성 없는 사람은 도태를 시키려고 하는 듯 보입니다.

우리 모두 이런 험난한 세상에서 각자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가지고 헤쳐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5년 차 직딩을 위한 이야기 4편 - 생애소득의 함수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