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2단계 및 3단계 보강보충: 가면을 쓴 신화혐오
신화에 무지한 것은 차라리 괜찮다. 당신은 어떠한가? 신화를 비웃거나, 얕보거나, 무시하거나, 조롱하는 마음은 없는가? 만약 있다면, 그 순간부터 ‘신화혐오/미토헤이트’mytho-hate는 시작된다.
신하비하, 신화혐오, 신화공포— 그 이름이 무엇이든 그 정체는 개찐도찐 정도의 차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제부터 당신의 신화혐오가 어떤 자리에 있는지를 살펴보자.
그 시작은 가벼운 회의주의이다. 이것이 교육과 제도를 통해 고착되면, 왜곡된 집단지향—개인의 자유와 자율을 억누르며 이기주의와 혼동되는 구조—이 신화적인 상상력을 질식시킨다.
결국, 신화는 문화자원이 아닌 미신으로 몰리며, 공동체의 풍요로운 집단표상으로 성숙해갈 계기를 잃어버린다. 이를 넘어서는 길은 신화풍요의 비판적인 계승, 곧 금송아지로의 귀환이다.
신화를 서사의 첫 언어로 우리가 다시인식할 때, 우리는 왜곡된 집단지향을 넘어 개인의 자율과 공동체 결집력을 조화시킬 수 있다.
이번 연재는 '신화혐오'의 피라미드 구조를 5단계로 나누어 살펴본다. 가벼운 회의주의로부터 전면적인 배척 곧 철폐까지, 국내외 사례들을 비교하며, 왜곡된 신화혐오가 어떻게 신화적인 상상력을 억누르는지, 그 메커니즘을 드러내고, 이를 넘어서는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가면을 쓴 신화혐오'라는 표현은, 학술적인 비신화화라는 겉으로는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연구가 실재로는 신화를 비하하는 은밀한 혐오로 작동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학술적인 비신화화는 신화를 원시적이고 비과학적인 현상으로 규정하고, 서양중심적인 가치체계를 보편적인 기준으로 삼아 다른 문화와 전통을 상대화하는 문화적인 제국주의와 지성적인 식민주의의 2중적인 성격을 지닌다. 이런 태도는 앞서 봤던 사회진화론적인 포지티브주의 곧 과학주의 담론구조와도 닮아있다.
신화는 비신화화돼야 하지만, 실존적인 진리는 보존돼야 한다Myth must be demythologized but existential truth must be preserved.
- 루돌프 불트만Rudolf Bultmann
종교적인 표현들은 과학적인 세계관에 맞게 다시해석되어야 한다Religious expressions must be reinterpreted to fit scientific worldview.
- 칼 라너Karl Rahner
전통적인 신화적인 역사관은 원시적인 생각에 기본한다Traditional mythic historical views are based on primitive thinking.
- 오스발트 슈펭글러Oswald Spengler
문명의 흥망성쇠는 사회적인 도전과 응전의 어느 과정이다Rise and fall of civilizations is a process of challenge and response.
- 아놀드 토인비Arnold J. Toynbee
중국문명의 전통적인 신화적인 설명들은 생태학적·지리학적인 결정주의로 대체돼야 한다Traditional mythic explanations of Chinese civilization should be replaced by ecological and geographical determinism.
- 칼 비트포겔Karl Wittfogel
비신화화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둘 다가 있다. 먼저, 신화의 실존적인 의미와 현대사회에서의 중요성을 다시발견하고, 그것을 지속가능한 문화기억으로 새로운 맥락에서 다시구성하는 현대적인 계승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그 긍정적인 모습이다.
예컨대, 루돌프 불트만Rudolf Bultmann (1884-1976)과 칼 라너Karl Rahner (1904-1984)의 신학적인 비신화화는 신화의 초자연적인 요소를 제거하되 그 실존적인 진리를 보존하려 시도한다. 신화에 대한 맹목적인 신앙과 무비판적인 수용을 막고, 성찰적인 접근을 통해 건강한 문화발전을 도모한다.
그러나 비신화화는 결국 그 부정적인 측면인 환원주의적인 태도로 변질될 위험을 드러내는데, 그것은 신화의 고유한 기능을 철저히 축소시킨다. 신화를 허구나 인식론적인 오류로 환원해 버림으로써, 신화의 환원주의는 신화가 지닌 집단 정체성, 상징적인 의미, 사회적인 결속기능을 완전히 간과한다.
예컨대, 오스발트 슈펭글러Oswald Spengler (1880-1936)와 아놀드 토인비Arnold J. Toynbee (1889-1975)가 문명을 사회적인 도전과 응전의 과정으로 해석하거나, 칼 비트포겔Karl Wittfogel (1896-1988)이 중국문명의 신화적인 설명을 생태학적·지리학적인 결정론으로 대체하려 한 시도들도 결국 신화를 단순한 역사적인 산물로 치부하는 해체적인 태도에 불과하다.
더우기 학술적인 비신화화의 핵심문제는 언어적인 폄하를 동반하는 2단계 신화비하라는 점이다. 신화를 "미신", "허구", "비과학적"이라는 부정적인 용어로 규정하는 과정에서, 신화를 신봉하는 사람들까지 부정적인 대상으로 전락시킨다. 이는 단순한 학술적인 비판을 넘어서, 신화공동체에 대한 은밀한 배척과 혐오로 이어질 위험을 담고 있다.
신화는 사회를 혼돈에 빠뜨리는 위험한 어느 미신이다Myth is a dangerous superstition that throws society into chaos.
- 샘 해리스Sam Harris,『신앙의 종말』End of Faith (2004)
모든 신화들은 인류진보에 해악을 끼친다All myths harm the progress of humanity.
-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하나님이라는 망상』The God Delusion (2006)
종교는 마음의 어느 바이러스다Religion is a virus of the mind.
-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이기적인 유전자』 개정판The Selfish Gene
대중적인 조롱과 경멸을 퍼트리는 3단계 신화모욕은 더욱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를 낳는다. 샘 해리스Sam Harris (1967~)는 대중 강연과 베스트셀러 『종교의 종말』을 통해 신화를 "사회 혼란을 유발하는 위험한 미신"으로 사회적인 낙인을 찍으며, 신화옹호자들을 무지하고 위험한 존재로 규정한다.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1941~)는 『하나님이라는 망상』과 BBC 인터뷰, TED 강연, 대학 강의 등 적극적인 대중활동을 통해 모든 신화를 인류발전의 장애물로 공격하거나, 종교를 "마음의 어느 바이러스"에 비유하는 등 조롱과 경멸을 확산시킨다.
이런 언어적인 폭력은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사회적인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신화혐오 현상이다. 신화공동체의 정체성과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문화적인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근본적으로 훼손한다.
또한, 일부 신화옹호자들의 독단적인 태도도 문제로 남는다. 그들은 신화의 무조건적인 절대성을 주장하며 합리적인 비판과 재해석을 거부하고, 반지성주의적인 태도로 신화를 사회변화에 저항하는 수단이나 정치·이데올로기적인 도구로 악용한다. 이런 폐쇄적인 자세는 문화발전과 사회통합을 저해한다.
따라서 균형잡힌 신화이해가 시급하다. 학술적인 비신화화의 실존적인 가치를 인정하며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노력을 존중해야 하고, 그들과의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비판과 대화 태도를 신화옹호자들도 견지해야 한다.
신화를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신화독단이나 무조건 거부하는 신화혐오, 둘다 그 귀결은 신화결핍이다. ‘금송아지의 귀환’이라함은, 신화를 현대적으로 다시해석하고, 새로운 문화기억으로 다시창조하는 비판적인 리디스크립션이다. 이 과정을 통해 신화는 사회적인 상상력과 문화적인 생명력을 되찾아, 신화풍요의 힘으로 작동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