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처음 마셔본 칵테일의 첫맛은 충격적이었다. 대학생활의 절반이 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나에게 소주나 맥주가 아닌 깔루아 밀크라는, 커피우유와 비슷한 칵테일의 달콤한 맛은 지금껏 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술의 세계를 향한 열쇠였으니. 칵테일을 향한 시골 촌뜨기의 관심은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에는 부족한 생활비를 손에 쥐고 학교 주변에 존재하는 여러 바(Bar)들을 전전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마시는 것만으로는 칵테일에 대한 청년의 욕구가 다 채워지지 않았다. 주류 상가를 돌아다니며 마시고 싶었던 술의 베이스를 구매하고 집에서 간단하게 직접 만들어 마시기를 몇 개월. 그리고 바텐더를 직접 찾아가 칵테일 만드는 법을 배우기를 또 몇 개월. 그렇게 칵테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쯤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혹시 일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나의 견습바텐더 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신촌의 한 칵테일 바에서 매번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는 나. 매일 들어오는 다양한 칵테일 주문도 재미있고 쉐이커 안에서 이리저리 뒤섞이는 술과 음료도 재미있고 손님 앞에 선보이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칵테일 한 잔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바텐더를 즐겁게 만드는 것은 바 문을 열고 들어오는 개성 넘치고 사연 많은 손님들이다. 남들에게 말 못 할 비밀도 잔잔한 바의 분위기와 달달한 알코올 앞에서 마음 편하게 풀어놓는 바의 손님들. 손님과 만나고 그들과 칵테일로 소통하면서 겪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견습바텐더 하나가 글로써 털어놓는다.
견습바텐더의 Bar로서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