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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거 Jang Apr 02. 2020

커리어는 극소수의 것

사람은 언제 처음 자신이 보통의 존재라는 것을 깨달을까요?

저의 경우는 35세였습니다. 네, 바로 얼마 전이었죠.

처음 퇴사학교를 창업했을 때는 저는 제가 잘난 줄 알았습니다.

신문, 뉴스, 라디오, 방송, 강연 요청 등 정말 많은 문의가 쇄도했었죠.

이렇게 인터뷰만 하다가는 일을 못하겠다 싶어 어느새 거절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사업이 영원히 잘 될줄 알았죠. 초짜 창업가의 실수였습니다.

그 이후 참으로 많은 실수와 실패를 경험해 왔습니다.


조던 피터슨이라는 전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를 아시나요? 유튜브에서 뼈를 때리는 조언으로 유명한 분이죠.

이 분이 말합니다. 평범하게 살라고. 현실적으로 취업하고, 가정을 꾸리고 애를 낳고 그렇게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면서 평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누리라고 말이죠.

"보통 사람들에게 일은 그저 먹고 살기 위함입니다.

커리어를 추구하는 것은 극소수의 전문직의 것일 뿐이죠"


네, 저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요즘은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도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청춘시대'였나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은' 어느 취준생이 죽도록 알바를 하고 공부를 하고 코피 터지게 노력하는 장면이 기억이 납니다.


'자아실현은 금수저의 취미생활'이라는 말도 있죠.

저도 처음 '꿈을 찾는 어른들의 학교'라는 컨셉으로 퇴사학교를 창업했을 때, 일부 사람들은 꿈 같은 소리를 한다고, 일은 먹고사는거지 꿈이 어디 있냐며 비웃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럼 당신은 죽기 전 묘비에 뭐라고 써 있기를 원하나요?

'홍길동 씨는 먹고 살기 위해 살다 죽었다' 이렇게 쓰고 싶으신가요?" (물론 속으로 물었습니다만ㅎ)


'커리어는 극소수의 것이다'라는 조던 피터슨의 말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100% 내가 원하는 커리어를 추구하는 것은 분명 어렵습니다. 그러나 커리어는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제 생각엔 커리어는 거창한 자아실현이 아니라, 바로 오늘 하루 일을 하며 얼마나 몰입하는가, 돌아보았을 때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깨닫는 것인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자아실현을 고민하고 퇴사하고 글을 쓰고 창업을 하고 나서 깨달은 것은, 결국 저는 보통의 존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꼭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하루 하루 해야 할 일들을 하며, 그것에 집중하고 시간을 쏟는 것이 아깝지 않다면 이미 충분히 나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무언가 '추구할 것'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 같습니다. 저는 최근 저희 팀원들과 회의를 하며 그런 것을 느꼈습니다. 다들 개발 기능 개선을 위해, 디자인 컨셉을 위해,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몰입하고 논의하는 것을 보면서, 이 시간들이 쌓여서 분명 무언가가 계속 '추구'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더 나은 커리어는 분명 가능합니다. 조금 더 몰입하고 조금 더 성장하는 시간은 분명 존재합니다. 아무쪼록 올해는 그런 일을 만들어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도 Sicle과 함께 도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ic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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