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보다는 본인에게 집중할 시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혼자 노는 것과 sns 사용에 대한 비난의 의도로 쓴 글이 아니니 참고 바랍니다.
마케팅과 브랜딩에도 관심이 있어, 트렌드 컨텐츠 플랫폼 '캐릿'의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다. 최근 맥락에 상관없이 남발되는 터라 'MZ세대' 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지만, 캐릿은 트렌드를 분석해서 양질의 아티클로 전달하고 있기에 즐겨 읽는 편이다.
5월 3일자 뉴스레터에서는 Z세대의 혼자 노는 트렌드를 다루었다. 최근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혼자만의 놀이를 즐기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Z세대는 이를 스스럼 없이 sns에 업로드한다는 것이다.
혼공, 혼운, 혼캉스, 혼행 등 앞에 '혼'이라는 접두사를 붙인 다양한 활동들을 나열하며 설명하는데, 읽는 입장에서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일이건 놀이건 혼자 하는 경우가 많는데, 그 때 굳이 '혼자'임을 강조해가며 내 시간을 규정짓지는 않았다. 사람이 둘 이상 놀게 되었을 때는 그냥 즐겁게 놀지 굳이 둘공,둘운 이런 식으로 네이밍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MZ는 혼자 노는 시간에 인스타 라방이나 스토리 등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다른 이들과 소통한다고 한다. 이건 MZ의 일부인지 대부분에 해당하는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혼자 있는 시간은 그 시간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경써야 할 타인이 없기에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깊은 부분까지 발견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인데, sns 때문에 핸드폰을 붙들고 있으면 결국 혼자의 시간이 갖는 의미가 상실되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도 예전에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될 때 sns에 더 매달렸었다. 괜히 눈치가 보이고 어색하니,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잘 갖고 있다는 것을 부러 강조하기 위해 sns에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그 내면을 살펴보면, 혼자 노는 것은 특별한 것이고 나는 이것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라는 쿨한 이미지를 비추려 했던 것 같다. 그 당시는 원해서 혼자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니었기에, 이처럼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외로움을 충족했다. 물론 혼자라는 상황이 특별할 수 있기에 그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혼자 재밌게 논 것이면 어떻게 재밌게 놀았는지를 이야기해야지, 굳이 혼자에 여러 번 힘주어 말하는 것은 오히려 그것에 연연치 않고 애써 괜찮은 척 하려는 어색한 모습인 것 같다.
최근에는 이런 집착으로부터 벗어났다. 혼자 보내는 시간에는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그 시간에 집중하고 즐긴 뒤, 이것이 기록하고 공유할 만 하다고 판단되면 시간이 지난 후 정돈해서 sns에 올리는 편이다. 물론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개인의 자유이지만, 나는 사람들이 혼자 노는 시간만큼은 본인에게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한다. 물론 어색하고 외로울 수는 있지만, 혼자만의 시간은 타인과 함께 했을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많은 즐거움과 가치를 가져다 준다. 나를 신경쓰지 않는 이들을 향해 핸드폰 너머로 떠들기 보다는, 여행이든 운동이든 혼자일 수 있는 순간에 몰입하고 특별한 경험을 만드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