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전시는 어려워 (1)

졸업할 수 있겠지?

by 김수환

정신차려보니 4학년이 되어있었다.

미대생 신분으로, 나는 졸업전시를 해야했다.

모든 게 막막했다.


1.도움 받을 동료가 적다.

인싸, 아싸 그런 개념을 떠나, 나는 대학에 친구가 많지 않다(대학생활에서 제일 후회되는 부분이다). 같이 식사를 했거나, 팀플을 했던 사람들은 많았고 모두 좋은 개인들이었지만, 대부분 앞서 졸업을 했거나 가끔 연락을 이어가고 있었다. 깊게 혹은 길게 연을 맺은 친구가 없으니 팀원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조언이나 대화를 나눠볼 기회가 적었다.


2.인터랙션? 앱 만들면 안되나요?

이야기가 조금 긴데, 나는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미대를 선택했었다. 따라서 산디과의 첫 시작은 운송반이었으나, 곧장 나의 모자란 재능을 깨닫고 제품반으로 도망쳤다. 그 곳에서 나는 제품보다, 제품 안에 들어가는 IT 기술에 관심을 가져 UX/UI를 커리어로 삼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내가 4학년이 될 즈음 학교에서는 '미세전공'이라는 신기한 구분으로 제품/운송/공간반에 더해 '인터랙션'이라는 분반을 개설해주었다. 나는 그나마 UX/UI와 접점을 갖는 반이 여기일 것 같아 신청을 해서 수강 승인을 받았는데 이런,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인터랙션을 다루는 건 맞지만 그 매체는, 주요 디바이스는 플랫 스크린이 아닌 MR/VR이어야만 했다. 뭔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3. 등교보다 출근이 재미있었다.

3학년의 4월 즈음부터 나는 광화문의 스타트업으로 출근을 하고 있었다. 맛집 리뷰 앱을 만드는 회사였다. 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기획과 UX/UI 디자인을 주로 담당했고, 대표님의 도움으로 프론트엔드 구현까지 조금 할 수 있었다. 회사 생활은 즐거웠다. 형식적인, 컨셉적인 과제가 아닌 실제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을 하는 경험은 새로웠고, 팀원들은 인간적으로-동료적으로 훌륭했으며,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권한은 나를 열심히 일하게 하는 유연한 동력이었다. 처음에는 4학년이 되기 전까지만 일하려고 했으나, 막상 업데이트를 앞둔 시점에 퇴사하자니 열심히 키운 자식을 갑자기 보내야 하는 것만 같은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나는 4학년이 된 이후에도 회사를 다녔고, 주 2일은 등교, 3일은 출근을 하는 하이브리드 타입을 유지했다.


동료는 없고

해본 경험 없으며

시간적 여유는 부족한 상태로


졸전학기가 시작됐다.


소설 <마션>의 첫 문장이 무엇인지 아시는지.


다음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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