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이 제품의 본질이라는 건가?
제품의 브랜드,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를 사용자가 차용해서 시너지를 내는 사람이 있고, 그런 거 별 관심 없이 그냥 이 정도면 되지, 이게 가성비지 하는 사람이 있다. 소비에 대한 이런 자세는 각 사람별로 영역(옷, 신발, 가방, IT 제품 등)이 다 다르고, 허용할 수 있는 예산의 범위도 다 제각각이다.
나는 옷, 신발 이런 영역에서 젬병이라, 면티가 1만 원 넘어가면 부담스럽고, 청바지도 4~5만 원이 마지노선이고 그렇다. 대신 책 사는 돈은 별생각 없이 막 결제하는데, 한참 전부터는 웬만하면 알라딘에서 중고로 1만 원 이하 혹은 50% 정도 할인된 책을 사서 읽는다.
이런 내 기준에 그래도 부담(?) 없이 들어가서 시착도 해 보고, 진짜 마음에 들면 사서 나올 수 있는 브랜드가 '유니클로'다. 얼마 전 퇴근길에 합정 유니클로에 들러서 두리번두리번 돌아다녔다.
작년 생일에 흰 티 10장, 검은 티 10장을 사서 주구장창 그것만 입고 있고, 청바지도 한 2년 전에 산 거 한 벌로 계속 입고 있어서 딱히 살 건 없었는데 그냥 쓱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빨간 스티커에 SALE 표시를 찾아 여기저기 메뚜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발견한 스니커즈. 심지어 엄청 편한 고무밴드, 양말? 삭스 스타일.
가격도 원래 3-4만 원인데, 19,900원.
한 번 발을 쓱~ 넣어보고 그냥 바로 계산해버렸다(나는 어지간하면 물건을 바로 사지 않는다. 못한다).
신고 돌아다닌 며칠 동안, 이 신발만 보면 기분이 좋다.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
이게 바로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제품의 본질'에 충실한 상품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다 문득...
명품이라고 수십, 수백만 원 하는 제품들과 그 제품들을 구입하는 분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분들의 소비 방식과 내 소비 방식을 비교하는 것은 아니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면 (= 그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기에) 백만 원짜리 신발을 사서 신고 다닐까?
신발의 본질은 발을 보호하고, 걸음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것이고, 물론 이쁘면 좋지만...
내 경우에는 굳이 비싸면서까지 그런 제품을 사지는 않는다.
백만 원짜리 제품을 구입하는 분들은 '투자'의 관점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일까?
그 제품들은 그 가격만큼의 편안함과 보호를 제공하는 건가?
소비를 너무 '기능적'으로 보는가 싶기도 하고...
유니클로 스니커즈 하나 사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
이 가격에 이 퀄이면, 다른 브랜드들은 어떡하나?
좀 충격이기도 해서, 이렇게 우왕좌왕하면서 글을 남겨본다.
조예 깊으신 분들의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이게....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