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가능한 콘셉트일까? [방관자효과]
학교 과제를 하거나, 회사에서 회의를 하거나 이런 식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흔히 생깁니다.
우리 이 문제는 혼자는 하기 힘드니까 모두 다 같이 고민하고, 함께 해 봅시다. 다 같이 하는 걸로 할게요.
학교 팀플 경험이나, 회사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던 과정을 돌아보면, 이런 식으로 일을 진행하기로 한 경우, 제시간에 적절한 진도가 나가는 경우가 드물었다.
왜 그럴까?
어떤 사람들은 사람들의 주인의식이 부족해서 그렇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다들 자기 일이 바쁜데 누가 나서서 공통의 일을 하고 있냐고도 한다. 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나도 이런 일을 연구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그냥 경험에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사람은 이기적이다. 꾸준히 수련하고 노력한 사람인 경우에야 이런 본성을 거스르는 언행을 할 수 있겠으나, 보통 사람들은 이기적이고, 그것을 화술이나, 매너 같은 사회적인 기술로 숨기거나 최대한 세련되게 표현한다.
이기적인 것이 나쁜 것이 아니다. 그건 본성이니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이기적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다 같이 함께 생각해 봐요'는 너무 순진한 발상이 아닐까?
이럴 때, 양념처럼 가미해야 하는 콘셉트가 '오너십 (ownership)'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회사의 주인이고, 내가 물건의 주인이면 '오너'다. 진짜 내것은 아니지만, 내 것'처럼',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오너십'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내 것이면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겠지)
모두의 프로젝트, 구성원 모두의 일은 누구의 일도 아닌 경우가 되어 버린다.
마치 모두의 친구는 누구의 친구도 아닌 것처럼.
오너십을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제노비스 신드롬'까지 살짝 가져오면 좋을 것 같다. 심폐소생술 CPR 교육을 할 때, 심장 압박을 배우기 전에 가장 먼저 배우는, 도움을 요청할 사람을 정확하게 지목하는 바로 그것. 사람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라도 단순히 "누가 좀 도와주세요"라고 해봤자 도움받기 어렵다. 누구도 someone이 되고 싶어 하지는 않으니까.
"거기 안경 쓴 흰 티 입은 남자분! 119에 전화해 주세요!"라고 정확하게 그 사람을 지목해야만, 그 사람이 특정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을 '모두의 프로젝트'에 적용한다면, 프로젝트에 관한 브레인스토밍은 다 같이 모여서 함께 할만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각 단계의 작업의 R&R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확한 업무 분장으로 각각의 일에 대한 책임(이라고는 하지만, 그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을 명시하면 일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