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여다보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모래시계가 없는 사우나에 갔을 때 일이다.
피로를 풀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샤워하고 바로 온탕으로 직행했다.
입욕하자마자 온몸에 나른함이 밀려왔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문득 옆을 보니, 열탕.
온탕과는 다르게 열탕은 항상 잠잠하다.
온탕은 바닥에서 물거품이 부글부글 끓어대는데, 열탕은 고요하다.
조금 더 나른함을 느끼고 싶어 벌떡 일어나서 바로 옆의 열탕에 첨벙 들어갔다.
너무 뜨거워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들었고, 황급히 다시 온탕으로 들어왔다.
자리에 다시 앉아서 온도를 보니, 온탕은 42도, 열탕은 44도.
막내아들이 먹는 분유 물 온도가 41도니까, 이건 그렇게 큰 차이가 아닐 텐데...
좀 이상해서 다시 열탕에 손을 넣어봤다.
역시 몹시 뜨겁다.
대충과 열심을 나누는 차이도 그렇게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2-3도? 그 정도의 차이로 보통 일 하는 사람과 열심인 사람의 차이가 생기겠다... 하는 꼰대? 같은 마음이 들었다.
일은 그래도, 나는 앞으로 열탕에는 계속 못 들어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