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편안함과 안정감ㅣ기다림과 설렘

by 박수향

대부분 결혼 전에는 상대방의 내적인 부분보다 외적인 부분에 치중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적인 부분과 유사한 취향에 더 이끌리기 마련이다.


취향의 유사함은 극도의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남편과 연애를 하며 굳이 맞춰가야 할 번거로움이 없는 편안함을 느꼈고, 결혼을 하며 맞닥뜨리는 작고 큰 행사를 치르면서도 언제나 안정감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음식의 취향이 비슷한 것,

좋아하는 커피의 취향이 비슷한 것,

좋아하는 여행지의 취향이 비슷한 것,

좋아하는 스타일의 취향이 비슷한 것,

30년 넘게 꿋꿋이 지켜온 나의 취향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양쪽의 억지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인 듯하다.


아가를 뱃속에 품은 지 30주가 되기 전에는 4주에 한 번, 그 이후에는 2주에 한 번 아가를 보러 병원에 방문한다. 아가를 보러 갈 때마다 남편은 가능한 한 연차를 내어 병원 가는 길을 동행한다. 남편과 함께 아가를 보러 가는 날에는 아가를 보는 것만큼 설레는 데이트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뜨끈뜨끈한 건더기가 가득 담긴 벌건 해장국 한 그릇을 먹고, 감성과 맛을 모두 겸비한 인싸 카페로 이동한다. 고심 끝에 선택한 오늘의 시밀러 룩을 기록하고자 독사진과 커플사진을 사이좋게 찍는다.


"두 분 옷이 너무 잘 어울리세요!" 사장님의 기분 좋은 칭찬에 룰루랄라 양껏 들뜬 심장을 부여잡고 아가를 만난다.


엄마, 아빠가 신나니 우리 아가도 기분이 좋나 보다. 초음파를 찍는 내내 얼굴을 비비기도 하고, 엄마의 배에 하이킥과 강펀치를 날린다.

"아구, 우리 아기도 신났구나!"

'아가가 주수에 맞게 너무 잘 크고 있다.'는 소식과 '엄마의 몸 상태가 너무 좋다.'는 소식은 언제 들어도, 매번 들어도 질리지 않는 희소식이다.


희소식을 핑계로 엄마, 아빠는 저녁식사에 꽤나 힘을 줘본다. 스테이크에 매콤 짭짤한 오일 파스타로 배를 가득 채우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한다.


취향만큼이나 닮아있는 우리의 삶의 패턴, 요즘 너에게서 나의 모습을 정말 많이 발견하는데 우리의 삶의 패턴과 닮아있는 아가와 평생 마주할 생각을 하니 다가올 시간들이 너무나도 기다려진다.


"아가야, 너도 엄마, 아빠를 만날 날이 기다려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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