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동

새벽ㅣ사색의 시간

by 박수향

뱃속에 있는 아기와 함께한 지 30주 6일이 되는 날이다. 30주에 들어서면서부터 아기의 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졌다. 거센 울림이 느껴지는 태동에 오늘처럼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금세 잠들지 못하고 거실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잦아졌다.


태동에 이리저리 뒤척거리다가도 아기의 움직임이 느껴질 때면 "아구 잘하네 우리 아기",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은가 보구나!"하고 칭찬의 말을 건넨다. 건강하게 엄마, 아빠를 만날 준비를 하는 모습이 얼마나 기특한지 모른다.


수면의 질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나지만 아기가 보내는 신호는 그저 반갑기만 하다. 낮 시간에 유난히 신호가 잠잠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땐 내가 먼저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똑똑!", "덩기덕 쿵 더러러러" 얄궂은 엄마의 신호에 기지개를 크게 켜는 아기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벌써부터 엄마의 마음을 이리도 잘 읽어주는구나. 우리 딸 정말 효녀네!"하고 칭찬을 해준다.


'내 아이에게만 크게 유난 떨지 않겠노라.' 다짐했지만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유난을 떨고 있는 것 같다. 부끄럽게도 이렇게 도치맘이 되어가는구나.


새벽 2시에 가까워지고 있는 시간, 적어도 한 시간은 더 뒤척여야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 아기가 선물해 준 사색의 시간, 가로등 불빛이 유난히 밝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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