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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수현 Jun 15. 2021

뇌를 말랑하게 하는 마케터의 도시 여행론

마케터의 공간여행, 그 시작

일이 바쁠수록 에너지가 고갈될수록 다른 곳으로 훌쩍 떠나는 여행이야말로 설렘을 주는 선물입니다. 어딘가로 떠날 수 있다는 것만큼 자유를 뽐내는 특권이 있을까요? 업무를 마지막까지 정리하고 다음날 마치 회사엔 가본 적 없다는 듯이 떠나는 그 비행기 안에서의 짜릿함은 여행 전체에서 가장 신이 나는 장면입니다.




여행에서 발견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사실 여행을 통해 모르는 도시,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서 발견하는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입니다. 내가 몰랐던 <나>이죠. 저의 경우는 보통은 일주일 이상은 회사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릴 만큼 돌아다녀야 여행자로 전환되곤 합니다. 회사에선 일정에 까칠했던 나도 1분 늦어 못 탄 기차 따위야 툭 털어버립니다. 명함을 주며 인사하던 관계에서 벗어나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과 회사 아닌 취미 이야기로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스타일의 여행이 존재합니다.

촘촘한 여행을 기획하고 그것을 달성해가는 것도, 여러 도시들의 새로운 역사와 미술관을 보는 것도, 이 지역의 맛집과 멋집을 찾아다니는 것 모두 즐겁습니다.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경험합니다. 발이 아파도 아픈 게 아니죠.

여행의 업력이 쌓여가면서 더 이상 성당과 궁전이 신기하지 않을 즈음, 내 동네마냥 터덜터덜 다녀보는 여행도 괜찮습니다. 그런 여행에서는 새로운 사람들을 계획 없이 만나고 우연히 맛있는 곳을 발견하며 저물어가는 석양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봐줄 넉넉한 여유가 있습니다.


짧은 여행도 그만의 맛이 있습니다. 너무 바빠 휴가를 내기 어려웠던 어느 날, 나는 2박 3일로 도쿄를 다녀왔습니다. 어딘가 떠나고 싶었지만 일정도 짧았죠. 도쿄는 출장으로도 여행으로도 많이 가본 곳이라 동네 주민 모드로 잠시 있다 올 생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차를 빌려 외곽을 돌 생각이었는데 계획할수록 보고 싶은 게 많아져서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도시에서는 브랜드가 어떻게 새로운 도전을 해가는지 둘러보기로 했죠.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 내가 모르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의 새로운 시도들은 보는 것 만으로 신선하고 새로운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일하는 것도 아니고 노는 것도 아닌 이 여행을 저는 <마케터의 도시 여행>이라 부릅니다.





마케터의 도시 여행


나와 다른 '업'에서 브랜드가 소통하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건 확실히 뇌에 새로운 리프레시가 됩니다. 혼자 또는 여럿이 여행을 하며 글을 쓰는 저는 이 블로그에서 공간을 다음의 단계로 둘러보고자 합니다.



1. 공간의 선택


여행으로 만나는 브랜드는 반드시 공간을 통해서 이야기합니다. 브랜드를 한정 짓지 않습니다.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라면 어디든 들으러 갑니다. 될 수 있으면 모르는 분야를 구경가는 편입니다.



2. 공간 투어


저는 기획과 마케팅에서 고객경험을 컨설팅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공간의 경험여정(Experience Journey)을 그려보고 방문한 이들의 표정과 말을 엿듣는 것도 재미가 있습니다. 보통 나와 다른 시선을 가진 다른 '업'의 친구를 초대해 함께 둘러봅니다. 내가 보지 못한 관점을 발견하는 맛이 있습니다.



3. 사후 탐색


보통 둘러본 후에 브랜드가 더 궁금해집니다. 플로우가 잘 디자인된 브랜드일수록 궁금한 것이 더 많아지죠. 브랜드에 대해 재밌겠다 싶은 모든 것을 다각도로 살펴봅니다.



4. 글 쓰기


사진으로만 남기면 다녀온 인사이트와 감흥이 금새 일상에 묻혀버립니다. 반드시 글을 씁니다. 그때 받았던 자극, 아쉬웠던 점들을 돌아보며 말랑포인트를 정리해갑니다.






고객과의 접점을 공간으로 풀어내는 곳에는 브랜드가 이야기하려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브랜드는 그 스토리를 통해 이미지를 전달하기도 하고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기도 합니다.


저는 <마케터의 도시 여행>을 통해 전혀 다른 '업'을 이렇게 여행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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