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전 100_ Day 11.현관
Q. 1월31일 보너스 질문 : 우리집 현관에만 있는 게 있다면?
현관 팬트리는 고양이 생활 본부다.
팬트리 한켠은 고양이 전용 화장실이자 고양이 물품 보관소다. 바닥에는 화장실 세 개가 있고, 진열장에는 모래가 쌓여 있다. 화장실 청소용 삽과 봉투, 물티슈, 빗자루와 쓰레받기는 언제든 쓸 수 있게 대기 중이다. 냥이용 빗과 가위, 스카프 같은 소소한 액세서리들도 한자리 차지한다. 가장 높은 칸에는 이동장 두 개가 올려져 있다. 고양이 중심으로 사용되는 공간이다.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문 한쪽은 뜯어내 오픈 상태다. 깔끔하고 예민한 고양이들은 화장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각 불만을 표출한다. 화장실 청소는 집사의 필수 덕목이다. 현관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화장실 상태를 확인한다. 감자와 맛동산이 잘 생산되었는지를 살피는 일은 고양이들의 건강을 가늠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모래가 사방으로 튀어 사막화 현상이 심할 때는 청소가 짜증날 때도 있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냥이들이 모래에 오줌을 누면서 하트모양의 감자를 만들어서 집사에게 사랑을 전해오기도 한다. 그 모든 수고를 단번에 보상받는다. 오늘도 우리 집 현관 팬트리는 냥이들이 조용히 바쁘게 오가며 사랑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