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전 100_ Day 30. 수세미
수세미는 구멍이다
여러 가지 수세미를 써봤지만 구멍이 숭숭 뚫린 다이소 천 원짜리 그물망 수세미가 제일 쓰기 좋다. 음식물 찌꺼기가 달라붙지 않고, 사이사이 뚫린 구멍으로 숭숭 빠져나가 깔끔하다. 물에 헹구면 금세 깨끗해진다. 멋진 디자인도, 고급스러운 색감도 없지만 수세미로서의 기능은 충분하다.
배움은 내 삶의 구멍을 메워 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반대로 배움은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이 빠져나갈 통로를 만들어 준다. 서운함, 자책, 조급함 같은 감정이 마음에 들러붙지 않도록 숭숭 빠져나가게 해준다. 채우는 것이 성장이라 믿었지만 잘 비워내는 힘이 더 중요하다. 구멍이 있어야 숨이 트이고, 다시 깨끗해진다.
나쁜 감정들은 하수구 구멍으로 흘려보내기 위해 마음에 그물 수세미 같은 작은 구멍 하나 만들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