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전 100_ Day 41. 세면대
세면대는 관제탑이다
화장실 문을 열면 고양이 두 마리가 쪼로록 따라 들어온다. 집사가 혹시라도 변기에 빠져 사라질까 봐 염려하는 표정이다. 변기에 앉으면 녀석들 중 한 마리는 세면대로 폴짝 올라간다. 가장 높은 자리다. 그곳에서 힘주는 집사를 내려다본다. 표정, 자세,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세면대는 화장실 한가운데서 상황을 통제하는 관제탑이 된다. 나는 그저 잠시 혼자 있고 싶을 뿐인데, 이 작은 공간에서도 완벽한 감시를 받는다. 프라이버시를 지키려는 인간과 끝까지 관찰하려는 고양이의 신경전이 매일 아침 반복된다.
배움에도 관제탑이 필요하다. 무작정 책을 펼치고, 강의를 듣고, 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 발 물러서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내려다보는 자리가 필요하다. 고양이가 세면대 위에서 집사를 관찰하듯, 나 역시 나의 공부를 위에서 바라봐야 한다. 방향은 맞는지, 힘만 주고 있는 건 아닌지, 괜히 애쓰는 척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
<나의 사전 100>은 100개의 단어를 '나만의 주제'로 풀어내는 여정이다.
앞으로 100일동안 하루에 한 단어씩 해당 단어의 정의를 내리고, 내 생각을 적어 나갈 예정이다.
100개의 단어가 모이면 전자책으로 만들어 또다른 결과물로 세상에 나오는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