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은 여러개다

나의 사전 100_ Day 43. 칫솔

by 수인살롱

칫솔은 여러개다

가족 수에 비해 칫솔이 여러 개 나와 있었다. 입은 하나인데 왜 이렇게 많이 쓰냐고 잔소리를 했다. 하나면 충분한데 자리만 차지한다고 투덜댔다. 그러자 엄마는 얼굴은 하나인데 왜 화장품은 여러 개 쓰느냐고. 몸은 하나인데 왜 옷은 여러 벌이냐고. 순간 말문이 막혔다. 칫솔모 크기와 강도에 따라, 색깔에 따라 나눠 쓴다고 했다. 잇몸이 예민한 날은 부드러운 것을 쓰고, 개운하게 닦고 싶은 날은 조금 단단한 것을 쓴다. 상황에 따라 도구를 달리하는 것이지, 쓸데없이 많은 게 아니라고 했다. 나는 늘 하나로 충분하고 여러 개는 낭비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하나의 역할로 살지 않는다. 집에서는 부모, 밖에서는 직장인, 친구 앞에서는 또 다른 모습이다. 상황에 따라 말투, 표정, 태도가 달라진다. 그때마다 다른 ‘도구’가 필요하다. 하나로만 버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칫솔은 여러 개다. 그건 낭비가 아니라 선택이다. 나에게도 여러 개의 마음과 여러 개의 방식이 필요하다. 하나만 고집하는 태도가 오히려 거칠게 만든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단단하게. 삶도 그렇게 닦아가며 성장한다.



<나의 사전 100>은 100개의 단어를 '나만의 주제'로 풀어내는 여정이다.

앞으로 100일동안 하루에 한 단어씩 해당 단어의 정의를 내리고, 내 생각을 적어 나갈 예정이다.

100개의 단어가 모이면 전자책으로 만들어 또다른 결과물로 세상에 나오는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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