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는 하루

by 수인살롱


작년에 끊어두고 미뤄두기만 했던 마사지 회원권 10회. 더 미루다가는 정말 잊혀질 것 같아 퇴근 후 급히 예약을 잡고 마사지숍으로 향했다. 요즘 스마트 워치가 알려주는 내 신체 리듬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스마트 워치가 없던 시절에는 몸 상태를 온전히 감각에 의존했다. ‘오늘은 유난히 피곤하다’, ‘컨디션이 별로다’, ‘몸이 찌뿌둥하다’ 같은 말들로 대충 넘겼다. 하지만 이제는 수면 점수, 심박수, 체온, 스트레스 지수까지 데이터로 확인한다. 잠드는 데 걸린 시간, 중간에 깬 횟수, 깊은 잠의 비율까지 낱낱이 기록된다. 자는 동안 코를 얼마나 골았는지까지 알려줄 때면, 내 코고는 소리까지 다 듣고 있었을 기계 앞에서 잠시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날은 워치 화면에 위협적인 붉은색 경고가 뜬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 ‘쿨한 척’해도 내 몸은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몸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것을 스마트 워치는 정확히 알고 있다.


최근 몸 상태가 개운하지 못했던 이유가 내 몸 각 부위별 근육과 근막의 균형이 깨져 있다는 말을 들었다. 마사지는 단순히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을 넘어, 긴장된 근막을 이완시키고 혈액과 림프 순환을 도와 몸 전체의 흐름을 바로잡아 준다고 했다. 안쪽 근육과 바깥쪽 근육을 고르게 사용하지 못하면 특정 관절에 과부하가 걸리고, 그 부담은 결국 염증과 통증으로 이어진다. 마사지는 이렇게 한쪽으로 쏠린 긴장을 풀어주고, 과하게 쓰인 부위는 쉬게 하고 덜 쓰인 근육은 깨워 몸의 균형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 건강은 자연스럽게 악순환 속으로 들어가지만, 균형이 회복되면 몸은 다시 제 기능을 되찾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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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균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정신의 균형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사고, 균형 잡힌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태. 하지만 편견과 오만이 쌓이면 시선은 쉽게 비뚤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 또한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MBTI가 보여주는 성향 역시 ‘균형’을 이야기한다. 나는 T(이성)와 F(감성)의 성향이 비교적 반반에 가깝다. 타고난 기질은 F에 가깝고, T는 사회 속에서 익힌 기술에 가깝다고 느낀다. 사람은 누구나 여러 기질을 함께 지니고 있고,환경과 상황에 따라 어떤 면이 더 드러날 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느 하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조율하며 사용하는 균형감각일 것이다.


몸의 균형을 위해 매일 마사지를 받을 수는 없기에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았다.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꾸준한 스트레칭. 의자에 다리를 걸쳐 한쪽씩 천천히 늘려주는 것만으로도 잘 쓰지 않던 안쪽 근육을 깨울 수 있다고 했다. 작은 습관이 몸의 균형을 지탱해 준다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정신의 균형을 위해 내가 가장 신뢰하는 방법은 독서다. 사람마다 더 잘 맞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적은 비용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안전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책을 읽는 일이다. 독서는 앉아서 떠나는 여행이고,시공간을 넘어 수많은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만나는 통로다. 그리고 읽은 것을 글로 써보는 순간, 생각은 비로소 내 것이 된다. 편협해지지 않기 위해, 단정 짓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도 읽고 쓰며 나만의 균형을 조금씩 맞춰간다.


몸과 마음, 둘 다 기울어졌다는 신호를 보내기 전에 잠시 멈춰 서서 균형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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