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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하다 Mar 19. 2024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추리 소설 작가의 11일간의 실종

애거사 크리스티의 실종 사건

애거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 그녀의 작품은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아 왔습니다. 그녀의 작품들은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녀가 창조한 캐릭터들은 문학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그녀 자신의 삶 속에서 벌어진 한 사건이 그녀의 추리 소설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애거사 크리스티





애거사 크리스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영국의 추리 소설가입니다. 그녀는 '추리 소설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살인 미스터리 장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20억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The Murder of Roger Ackroyd》, 《나일강의 죽음Death on the Nile》 등이 약 66편의 추리 소설, 14편의 단편집과 다수의 연극 작품을 집필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And Then There Were None》와 같은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추리 소설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추리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녀는 작가로서의 그녀의 커리어도 일찍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18세부터 작품을 쓰기 시작했고, 1920년작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  1922년 발표한 《비밀결사The Secret Adversary》 등의 작품으로 유명 작가 서열에 올라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1926년 12월, 애거사 크리스티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보도 되었던 기사들





하지만 1926년 12월 3일, 돌연 애거사 크리스티가 갑자기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후 11일 동안 그녀의 행방은 묘연했고, 이 사건은 영국 전역으로 알려져 당시 대중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녀를 찾기 위한 수색이 작업이 영국 전역에서 전개되었습니다. 한 신문에서는 보상금 £100 (현재 기준 약 £6,400) 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1,000명 이상의 경찰, 15,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 그리고 다수의 비행기가 그녀를 찾기 위해 동원되었습니다.


실종 11일 후, 1926년 12월 14일, 그녀는 서닝데일Sunningdale에 있는 그녀의 집에서 북쪽으로 약 296km 떨어진 작은 마을에 있는 한 호텔 (the Swan Hydropathic Hotel) 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애인이었던 테레사 닐 부인Mrs Tressa[d] Neele라는 이름으로 호텔에 투숙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녀는  호텔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었고, 그녀는 발견 당시 자신이 누구인지, 왜 그곳에 있는지에 대한 기억을 상실한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1926년 12월 15일, 크리스티가 발견되었다는 기사, Daily Herald




그녀의 실종에 대한 다양한 추측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티는 자신의 실종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실종은 당시 큰 미스터리로 남았고, 그녀가 발견된 후에도 많은 질문이 제기되었습니다. 일부는 그녀가 그간 겪어왔던 개인적인 문제들에 대해 집중했고, 의도적이었다는 주장, 마케팅 전략이었다는 추측이 난무했지는 그녀는 기억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애거사 크리스티와 그녀의 작품들




실종 사건이 그녀의 작품 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는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건 전후로 그녀가 작품 속 분위기는 확연한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그녀의 초기작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이나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의 경우에는 전통적인 추리 소설의 구조와 함께 퍼즐 같은 플롯과 예상치 못한 반전을 중심으로 미스터리의 해결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실종 사건 이후의 작품들에서는 인간 심리와 동기에 대한 탐구가 더 깊이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미스터리 한 사건 퍼즐을 맞추는 과정을 넘어, 등장인물의 심리적 깊이와 복잡한 인간관계에 대한 폭넓은 서사가 가미되었습니다. 그 변화의 정점에 서 있는 작품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입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지니고 있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에 중점을 두고, 고립된 환경과 인물 간의 긴장을 보다 복잡한 심리적 요소와 인간의 죄책감, 정체성에 기반하여 그려내고 있습니다.




2015년 BBC에서 방영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그녀의 실종 사건은 단순한 개인적 비극을 넘어서, 영국 사회와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사건은 크리스티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미스터리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촉발시켰으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 문화적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또한 신문, 라디오, 그리고 후에는 그녀의 사건을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해 널리 보도되었을 정도로 사건의 영향력은 엄청났습니다. 대중들은 그녀의 사건에 열광했고, 이 사건은 추리 소설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대중 매체가 사회적 관심사를 어떻게 형성하고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애거사 크리스티의 실종은 추리 소설 장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강화시켰습니다. 그녀의 실종 사건은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미스터리와 유사한 점이 많아, 현실과 허구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는 추리 소설이 단순한 오락 거리를 넘어서 심리적, 사회적 문제를 탐구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추리 소설이 현실 세계의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반영할 수 있음과 동시에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입증한 셈이 되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녀의 실종 사건을 통해 대중들은 미스터리와 불확실성에 더욱 매료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실제 사건에 대해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냈고, 다양한 이론과 추측을 공유하고 복잡한 미스터리를 해결하려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를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대중들의 심리는 애거사 크리스티 자신의 작품을 읽고 추리하고 해결하게 만드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실종과 그녀의 작품은 미스터리 장르의 지속적인 인기와 그것이 우리의 문화와 대중의 상상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습니다. 




애거사 크리스티와 그녀의 작품들, 더 뉴요커




애거사 크리스티의 실종 사건은 단순히 한 시대를 풍미한 유명한 추리 소설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추리 소설 작가의 11일간의 실종작가의 일화를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녀에게 일어난 11일간의 실종 사건은 문학, 문화, 그리고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탐구를 제공했습니다. 이 사건은 크리스티의 작품과 그녀의 인생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문학과 현실이 교차하는지를 명쾌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실종 사건, 어쩌면 11일간의 일탈은 그녀의 작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중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친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 소동을 통해 그녀의 문학적 유산이 더욱 풍부해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비극으로 기억될지 모르는 한 사건을 재조명하는 일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특히 당사자에게는 더욱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대중들은 여전히 잔인할 만큼 사건에 열광하고 추측을 쏟아 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그녀의 실종 사건이 추리 소설 장르의 본질을 탐구하고, 문학이 어떻게 인간 경험의 복잡한 층위를 포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는 하나의 이벤트로 기억하고 있지만, 애거사 크리스티 자신에게도 삶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준, 의미 있는 사건으로 기억되었길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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