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 책, 영화, 드라마를 곁들인

by 뚜작


난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이다.

혼자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다거나, 혼자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펑펑 운다거나, 방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책을 읽는 등의 방식을 선호한다.

그래서 갑작스러운 독립에도 심리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누워있기만 해도 행복하고 힐링이 되니까. 오히려 완벽한 혼자만의 공간이 생겨 좋기도 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냈던, 잘 보내는 법을 적어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유독 혼자 울면서 보냈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한바탕 울고 나면 기분이 후련해졌던 기억이다.


여전히 나의 울음버튼이자 힐링시간이자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함께하기 최고인 영화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라는 일본영화이다.

시작은 영화관이었다. 제목과 포스터부터 혼자 보기 좋은 영화라는 느낌이 왔다. 그렇게 휴지를 왕창 챙겨서 홀로 영화관에 들어갔다. 영화를 보는 내내 펑펑 울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니 속이 편안해졌다. 그 당시 내가 뭐 때문에 힘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바탕 울고 나니 편안해졌던 기억은 확실히 난다. 이후로 3-4번 정도 더 본 것 같다. 매번 볼 때마다 처음 보는 것처럼 마음이 뭉클한데, 나쁜 뭉클함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 영화를 가끔 찾을 것 같다.


비슷한 느낌으로 펑펑 울었던 책이 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다. 영화랑 뮤지컬로도 나왔지만, 책을 이길 콘텐츠는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원룸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 때 접했다. 한창 책에 빠지던 시기이기도 했고, 특히나 소설을 많이 읽었다. 일주일에 2-3권씩 회사 근처 도서관에서 대출하는 게 나름의 루틴이었다.

그리고 방 한쪽 구석에 등을 기대고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다. 펑펑 울면서.

지금 생각하면 왜 그 구석에서 혼자 펑펑 울며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던 때를 생각하면 꼭 이날이 떠오른다.


드라마는 요즘도 현재진행형인데, 드라마를 볼 때 유독 울음이 많아졌다. 이전에는 이 정도 슬픔에,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릴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요즘은 틈만 나면 눈물이 난다. 어떤 날에는 슬픈 장면이 아닌데 눈물이 날 때도 있다.

그중에서도 눈물을 가장 많이 쏟아냈던 드라마는 “하이바이 마마” 로 기억한다. 매 회차, 계속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던 기억과 함께 아직도 그 내용을 떠오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왜 유독 눈물을 흘린 기억이 많을까? 의문이 든다. 그건 아마도 내가 평소에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강해 보이려, 강한척하며 지내 왔기 때문이 아닐까? 난 굉장히 무른 사람인데 겉으로는 매우 단단한 사람인척 살고 있다. 그래서 유독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에 눈물을 흘린 것 같다.

그동안 쌓아온 힘듦과 인내 등을 눈물이라는 도구로 한번 크게 쓸어내려 마음을 비우는 시간.

어쩌면 나에게 혼자만의 시간은 그런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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