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RYSTAL KIM
Oct 10. 2022
나는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내 모든 물건들이 내가 둔 그대로 놓여있고, 밥을 먹고 싶지 않다고 느껴지면 한없이 굶을 수 있고, 잠깐 낮잠 자고 싶으면 졸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마음대로 이젤을 펼쳐놓고 이것저것 휘적여 보는, 그야말로 혼자서 온전히 혼자일수 있는 그런 방을 원했다. 그게 없어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었다. 하필 혼자만의 공간이 없어서, 그림작가가 될 수 있는데, 회사 대표가 될 수 있는데, 못 되고 있다니.
그 꿈은 상당히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고교 시절에도 줄곧 독리된 생활을 이루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노력하여 이룬 회사에서라면 어떤 어려움도 견뎌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 정말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의 반열에 올라 여러 잡지사의 인터뷰에 내가 등장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부산을 벗어나지 못하는 선택지들만 선택했다. 더군다나 집이 부산이라 일하기도 참 편했다.
결국 명분이 부족했다. 더군다나 타고난 기질로 집에도 꼬박꼬박 잘 들어갔으니, 나만의 공간을 가지는데 실패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도 전부, 모두 언제든 부모님이 들어올 수 있는 내 방에서 이루어진 이야기 들이었음을.
고등학교 시절엔 괜히 먼 나라의 대학에 입학 서류를 제출해보기도하고 ( 실제로 붙어서 합격 통지서가 왔었다.), 타도시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을 동경하기도 했다. 그렇게 직장 생활과 대학생활 그리고 어쩌다 시간강사를 거쳐 교수생활을 거치다 운명처럼 내 공간을 덜컥 가지게 되었다.
처음 스타트업 공모사업에 합격하고 사무실을 배정 받았을때에 그 떨림이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황홀했다.
너무 황홀하고 생경해서 되려, 사무실을 어떻게 꾸며야할지 모르겠는 현재에 도달하기도 하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언제든 내가 달려가서 혼자만의 공간에서 작업할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것만으로도 천군만마가 생긴것 만큼이나 든든한 마음이다. 그림도그리고, 글도 쓰고, 오롯하게 집중 할 수 있는 나의 작업실.
하지만 작업실이 생겼다고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습니다. 대단하게 잘 살았다고 하지요. 라는 결말은 현실엔 없는 일이다. 원하던 공간과 직업을 얻고난 이후에도, 잘 가고 있는건지에 대한 의구심과 더 배울 회사는 없을까에 대한 호기심으로 점철되어서 나는 줄곧 바빠서 죽겠네 ! 하는 겸업을 반복하고 있다. 의식의 흐름대로 주절주절 늘어놓는 이 글의 마무리를 해보자면, 결국 그게 어떤 방향으로 남든 내가 원하고 꿈꾸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는 것을 남기고 싶다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어쩌면 10년전 나와 같은 고민과 생각으로 괜스레 인터넷만 뒤져보고 있다면, 그리고 그런 사람과 닿는 다면 또 이 글을 보고 무감히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내가 할머니가 되어도 행복하게 일할수 있는 회사, 내 주변 사람들이 직업을 잃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고 꿈꾸었던 그 처음 마음대로 작은 내 사회를 행복하게하고 내가 행복하게 마음 기댈수 있는 공간. 혼자만의 공간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누구나가 와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꾸려본다.
내가 어디까지 달려나갈 수 있을까. 또 조우하게 될 사람들은 어떤 인연으로 닿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