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분명히, '행복'의 감정은 아니야.

by 김구스





#01

"다른 사람들은 뛸 듯이 기쁘다고도 했고, 후련하다고도
했고, 더 이상 여한이 없을 거라고도 표현하더라.
그런데, 나는 잘 모르겠어.
돌아오는 길에 눈물이 나더라. 이건 분명히 행복한 느낌은 절대로 아니었어.
치맛자락은 바람에 날려서 이리저리 헤집어지고, 핸드폰은 결과를 묻고 축하의 말들로 가득 빛나고 있었어.
혼란스러웠어. 그냥 무작정 걸었어.
강변을 따라 걷는 길은 엄청 길더라.
저기 도심까지는 걸어가야 하는데 그 길이 어찌나 먼지 말이야."


#02


"사실, 네가 기분이 별로라고 하는 거, 나는 짐작할 수 있어. 내가 늘 걱정인 게 네가 지나치게 올곧다는 부분이야. 남들은 이 정도면 상관없다 생각하고 누구나 그걸로 맘 쓰지 않아. 그런데 네가 그런 마음이 든다는 건 너는 또 너 스스로 생각하면서 석연치 않은 구석에 대해서 본인을 몰아세우고 있는 거라는 거야. 분명히야. 내가 아는 너는 그래. 그게 늘 걱정이야. 스스한테 좀 관대해져라. 그래도 괜찮잖냐. 다들 그렇게 사는데. 왜 너만 그렇게 무결하게 살려고 해. 네가 그럴 때마다 나는 진짜 눈물 나. 내가 다 눈물이 난다고. 너 분명히 또 그래서 마음이 그런 거야. 괜찮아, 그러니까 선량하게 살지마 제발. 너만 상처 받아. 나는 그런 너의 점이 좋지만, 그걸 이용하려는 타인들이 너무 많고 그 속에서 네가 고군분투하는 걸 생각하면 눈물 난다고. 쟤가 또, 또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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