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어떤 책을 읽었는데, 그 상황이 묘하게 비슷한 화자가 떠올랐다. 내용이란, 주인공이 짝사랑을 막 시작한 시점의 이야기로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이었는데, 일방적인 마음이 부담일 것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내용이었다. 떠오른 화자에게 문장을 담아 핸드폰으로 보내줬더니 완전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냐며 처음으로 내가 본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주었다. 보통은 '네가 좋다고 하는 게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너는 이런 게 좋아?'가 주된 리액션이었으니까. 이건 정말로 그녀가 보통 단단히 마음을 빼앗긴 것이 아니구나 라는 대목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나의 오랜 지인인 그녀는 근래 온종일 한 사람을 향해, 한 마음을 쏟고 있다. 심장이 쿵쾅거려 잠 못 이루겠다며 온 문장을 쏟아 붙기도 하고, 이제는 괜찮은 것 같다며 다시 스스로를 되찾았다고 했다가, 또 왜 먼저 연락이 없냐며 화를 내기도 한다. 지켜 보고자면,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조울증의 증세인가 싶을 정도의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짝사랑 모드로 제어돼서 온종일 마음을 뉘일 수 없는 그녀. 태산 같은 마음을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 몰라 끙끙 앓는 그녀. 그것만큼 마음이 힘든 게 없는데. 하루빨리 어떤 결과로 마무리가 되든 잘 마무리가 되길 바라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것 밖에 없지만 그래도 그 가까운 끝이란, 축하해주는 일로 또 다른 시작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