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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YSTAL KIM Jan 10. 2020

베스트 드라이버의, 길




운전을 한지 어언 3년쯤이다.
지금 타고 있는 차가 나의 첫 차인데,
운전면허를 따기도 전에 차를 먼저 샀더랬다.
펄 블루 색상의 작은 차.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딱 그것만 가지고 싶었다.
하여튼 시속 10킬로로 운동장을 달려보기도 하면서 긴 적응 기간을 걸쳐 도로를 나오게 되었는데 거의 1년 가까이를 운전이 무서워서 그럭저럭 아는 길만 나다녔다.
나는 대충 차를 사면 윤택한 삶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새로운 장르로써 스트레스의 시작이었다.

초보시절 우스운 에피소드가 굉장한데
출근만 하면 다들 "오늘은 웃긴 일 없었어요?" 하며 눈을 빛냈었다.

아무튼, 우리 집엔 엄마 아빠 그리고 내가 운전을 하고 있고
그런 엄마와 나의 스승은 우리 아빠다.

어느 날엔 고기를 먹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아빠, 엄마랑 나 중에 누가 더 운전 잘하는 것 같아?"
꼴랑 년수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매일 운전을 최소 한 시간 반 정도는 하니까 나쁘진 않겠지 하는 우쭐함의 정도가 담긴 질문이었다.

".... 엄마랑 니가 하는 운전이, 그게 운전이가. 그거는 운전하는 거라고 안치는 거다. "

듣는 순간엔 너무 웃겼는데
되뇌어 보니 이상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가 하는 건 운전이 아니라면 뭐냔 말이야.

엄마와 나는 서로 운전을 할 때
서로를 못 미더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빠는 가소롭다는 듯이 바라보곤 한다.

그리고, 아빠는 늘 말해주신다.
"운전 부드럽게 살살해라이.살살"


최고의 선생님, 아빠의 가르침 아래에서
나는 살살 부드럽게 오늘도 운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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