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게 어떤 주제가 되었든 즐겁게 사유해 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쉬운 줄글이나 일기들은 쉽게 써내려 가도, 정작 내가 써야 하는 논설문에는 논지가 불분명하게 흩뜨려 있는 경향이 있다고, 그래서 내가 잘 모르는 주제를 받고 어렵게 공부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틀 전 주제를 받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열어 든 메일창에는 지켜야 할 준칙들과 채워야 할 페이지가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었다. 역시 돈 받고 써 줘야 하는 글은 다르군, 하고 통감했다. 곰곰이 생각해보고 논지가 맞는지 따져가며 글을 써내려 갔다. 어제도 새벽에 작업을 하다가 생각이 멈춰 멍청히 키보드만 뚱땅거리다 침대로 보행했고, 오늘도 딴짓 겸 생각 겸 여러 가지를 휘적이다가 급하게 집중력을 발휘해 막 메일을 보냈다. 지금 시각 오전 1시.
내일 엄청난 첨삭과 정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걸 생각하면 조금 주눅이 들지만, 그래도 돈을 받고 쓰는 글이란 처음이고, 값싸게 써내는 글이 훗날엔 내가 원하는 명확한 논점을 지닌 논설문의 방향을 만들어 줄 수 있으니 돈 받고 공부하는 셈 치고 즐겁게 영위해 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