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였다. 그녀는 내 의견을 매우 궁금해했다. 내 마음이 마치 그 사람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듯이 궁금해했다. 따라서 본인의 답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넘어 너라면 저 질문을 왜 했을까부터, 그 감정에 대해서 마음은 어떠한지에 대해서 상세히 질문했다. 그건 마치 원하지 않은 정신분석을 당하는 느낌이었다. 만약에 내가 그런 걸 받는다면 이런 느낌인 걸까, 하고 통감했다.
"그렇게 신경이 쓰이나요? 그냥 본인 스타일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해요. 잘하잖아요."
"그건 그렇지. 근데 이 사람, 너랑 너무 말투나 느낌이 비슷해서. 나는 그게 너무 신경 쓰인다고. 그래서 내가 물을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너지. 난 진짜 네가 남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하루 온종일 그녀와 함께하는 하루를 보냈다. 마치 핸드폰이 살아 숨 쉬는 것을 느꼈다. 내가 답변하면, 답변받고, 또 왜 그런 답을 했고 그 답을 내린 감정의 상태는 어떠한지 소상히 기술하는 입장에서는 마치 내가 나와 카톡을 하는 것 같은 생경한 느낌이 들어내도록 불쾌한 골짜기를 겪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