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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Mar 03. 2022

아이 재우고 같이 쉬어~라는 순진한 말

아이가 잘 때 진짜 쉴 수 있는 방법

아이 잘 때 같이 쉬어~


아이를 낳기 전에는 이 말을 참 당연하게 생각했다. 아이가 자니까 엄마도 같이 쉬면 얼마나 좋아.


그러나 나는 출산 후 첫 5개월을 그렇게 보내지 못했다. 육아를 하고 나서부터는 집안일이 너무 눈에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7년 넘게 일만 하다가 처음으로 매일 집에 있다 보니 집안일이 끝도 없이 쌓이는 것을 처음 봤다. 일이 쌓이는 걸 참고 보기 힘든 성격 탓에 집안일을 보면 당장 해치우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래서 매일 청소를 했다. 청소기 돌리는 건 당연하고 온 집안을 닦고 다녔다. 세탁기도 거의 매일 돌린 것 같다. 신생아 때라서 세탁물이 많이 나오긴 할 때였다.

게다가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충실히 하고 싶었다. 나에게는 1년 3개월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있었다. 빠르게 자라는 아이와 함께 육아휴직으로 남은 시간은 속절없이 줄어드는 게 실감났다. 그러니 아이가 깨있는 시간은 최대한 아이에게 집중하고 더 많이 놀아주고자 했다.


하지만 집안일도, 아이 돌봄도 모두 잘하는 것은 전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금세 알게 되었다.

우선 집안일은 끝나지 않는 굴레다. 해도 해도 계속 생긴다. 청소기는 오늘 돌려도 내일 돌려야 하고, 빨래는 매일 쌓이고, 밥을 먹으면 설거지 거리가 나온다.

아이 돌봄에 집중하고 싶어 아이가 깨어있는 시간에는 계속 놀아주다 보니 아이가 잠을 자야 나도 씻고,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청소를   있었다.  말은 반대로 아이가 잠을 자지 않으면 제때 씻지도 못하고 밥도  먹고 집안일은 손도  댄다는 이야기다. 대부분 낮잠을 잤지만 예상보다 빨리 깨면 밥을 먹다가도 애를 봤다. 그나마도 10 컷으로 빠르고 간단히 먹기 위해 국물이나 카레에 밥을 말아먹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먹다   차게 말라버린 밥을 늦은 밤이 돼서야 발견할 때면 갑자기 슬퍼지는 날들이 쌓였다.


그러니 ‘아이 재우고 쉬라’는 말은 육아와 집안일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고 하는 매우 순진한 말이다. 그야말로 현실은 전혀 모르는 부잣집 도련님의 ‘말간 얼굴’이다.


나는 변화가 필요했다. 아이 돌봄도, 집안일도 모두 놓치지 않겠다고 ‘과로 하다간 결국 버티지 할거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 하다가는 육아의 , 나의 삶의 질이 곤두박질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집안일을 매우 최소한으로 하며, 아이   하루에  번은 같이 쉬는 루틴을 만들어야만 건강하게 육아를 지속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가 총 세 번 낮잠을 자는 나의 루틴은 이렇다.

첫 번째 낮잠 : 집안일
두 번째 낮잠 : 매우 짧게 자는 경우가 많아 그때그때 필요한 개인적인 일(운동, 공부 등)을 했다
세 번째 낮잠 : 쉬거나 같이 잔다.


쌓여있는 집안일은 최대한으로 미루고 손이 가장 덜 가는 방법을 쓴다.

어른 빨래와 아이 빨래는 일주일에  번만 한다. 아무리 쌓여도 두번만 하기위해 노력한다. 요일을 정해두고  번은 주말에 해서 남편 찬스를 쓴다. 설거지는 저녁식사까지 쌓아두고 아이가 밤잠에 들면 한꺼번에 식기세척기에 넣는다. 청소기와 물걸레질은 매일 아침 로봇청소기의 도움을 받는다. 화장실 청소는 샤워할  그때그때 찌든 때를 닦는 것으로 만족한다.


게다가 아이가 깨어 있는 시간에 세끼도 챙겨 먹고 간식까지 먹는다. 아이도 옆에 앉혀두고 함께 이유식을 떠먹여 주거나 떡뻥, 야채스틱을 주고 먹게 한다. 즐겨 보는 소아과 선생님들 유튜브에 따르면 아이와 식사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내가 먹는 모습을 보며 턱을 사용하는 방법, 젓가락이나 숟가락을 사용해 밥을 먹는 방법을 보며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먹으면 식사 메이트가 생긴 기분이라 즐겁게 식사할 수 있다. 혼밥을 할 때는 그저 쑤셔 넣기 바빴으니까.


아직 아이가 기어 다니기 때문에 아이를 보면서 할 수 있는 집안일, 예를 들어 빨래 개기 같은 것은 아이를 보면서 한다. 시간이 좀 걸려도 빨래로 장난도 치면서 쉬엄쉬엄. 이유식은 일주일에 두 번 만드는데 그중 하루는 주말에 해서 남편 찬스를 쓴다. 평일에는 거의 혼자지만 남편이 있는 주말을 활용해 다양한 집안일을 같이 해버린다.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즐겁고 또 빠르다.


그리고 대청소는 청소도우미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는 그동안 크고 작은 집 공사를 해야 해서 거주자 청소 등 대청소를 두어 번 했는데 삶의 질이 매우 올라갔다. 베란다, 화장실, 가스레인지 청소 같은 것에 큰 도움을 받는다. 청소 도우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미소, 청소연구소, 당신의 집사 등 여러 가지 어플이 있는데 나는 직접 도우미 선생님의 리뷰를 보고 선택할 수 있는 ‘당신의 집사’를 사용했다. 생활 청소만 한다면 한 회에 4-5만 원 정도의 비용인데, 집안일을 잘 못하기도 하고 그 노동력과 시간에 대해 여유가 나지 않는 나는 꽤나 쓸 만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집안일을 최소로 하고 아이가 낮잠을 잘 때 나도 같이 잔다. 확실히 삼십 분이라도 자면 내 컨디션도 금방 좋아진다. 혹은 그동안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수록 활력이 생긴다. 짧은 충전 시간을 가진 이후에는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의 질, 아이를 향한 집중도와 리액션이 훨씬 좋아진다.


그러니까 집안일은 적당히 하면서 어떻게든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돈으로 시간을   있다면 무조건 추천한다.   있는 시간, 육아를 하는 우리에게 너무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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