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 번째 페이지, 토리의 탄생
분만이 순조롭지 않았다.
촉진제를 투여했지만,
자궁문은 4cm에서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담당 의사 선생님은 다음 날 아침 다시
시도해 보자며 분만을 미루셨다.
그렇게 입원실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6시 30분, 다시 분만실로 향했다.
또다시 촉진제를 맞았지만,
토리는 세상에 나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다행히 자궁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무통 주사 덕분에 하반신의
감각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진통이 오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의사 선생님이 내진을 하시곤 말했다.
“음... 아기가 좀 비스듬하게 있어요.
스스로 돌기를 기다려야 해요.
조금만 더 기다려봅시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려도 아기는 돌아주지 않았다.
결국 간호사 선생님이 인위적으로 양수를 터트리셨고,
그제야 토리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제 많이 내려왔어요. 힘 한번 줘볼까요?”
나는 힘을 준다고 줬지만, 하반신에 감각이 없다 보니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는 듯했다.
“엄마, 우리 아기가 골반에 좀 걸려 있어서요.
흡입기로 좀 꺼내야 할 것 같은데요?
애기가 여기까지 힘냈으니 우리가 좀 도와줘 봅시다~!"
그렇게 흡입기 도움으로, 마침내
2020년 4월 2일 오후 5시 37분,
사랑스러운 내 첫아기, 토리가 태어났다.
곧장 간호사 선생님이 아기를 옆 침대로 옮기시고,
손가락, 발가락부터 시작해 몸을 꼼꼼히 살펴보셨다.
그리고 남편에게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다.
“아버님, 여기 보시면 손가락 5개씩 다 있고요.
발가락도 열 개 다 있고요…”
나는 분명히 들은 것 같은데 정신이 없었는지
다시 남편에게 물었다.
“오빠, 애기 손가락이랑 발가락 다 있어…?”
남편은 울먹이며 대답했다.
“응, 다 있어. 걱정하지 마. 정말 고생 많았어.”
그러곤 내 이마를 조심스레 쓰다듬어주었다.
곧이어 간호사 선생님이
속싸개에 감싼 아기를 내 품에 안겨주셨다.
방금 전까지 응애응애 울던 아기는
내 품에 안기자마자 마치 거짓말처럼 울음을 뚝 그쳤다.
“토리야… 엄마야.
나오느라 정말 많이 힘들었지?
너무 고마워.”
내 품에 안긴 아기는 참 따뜻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시간, 그 감촉, 그날의 감정은
여전히 마음 깊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렇게 난 엄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