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번째 페이지, 진통, 그거 아픈 거라면서요?
내 나이 서른두 살,
첫 아이를 낳았다.
정말 내 삶처럼,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품에 안았다.
임신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초기엔 한동안 피가 나와 마음을 졸였고,
막달엔 임신중독 의심까지 받았다.
결국 40주를 채우지 못하고 유도분만을 하게 됐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아기가 너무 컸기 때문이기도 했다.
내 속골반이 넓은 편이 아닌데,
아기는 이미 3.9kg을 넘어가고 있었다.
결국 낳고 보니 3.96kg.
사실상 4kg. 초산치 고는 꽤 큰 아기였다.
유도분만 입원을 앞두고,
코로나로 면회가 안 되는 걸 아신 부모님이
딸 얼굴이라도 보겠다며 내려오셨다.
그때는 환자와 보호자 한 명 외엔
일체 면회가 불가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모님과 점심을 먹으며
마지막 만찬을 즐겼다.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랫배가 살살 아파왔지만
처음 겪는 일이라,
그저 막달 증상이라 여겼을 뿐이다.
마지막 만찬을 먹은 뒤
부모님을 남겨두고 나와 신랑은
병원으로 향했다.
입원절차를 밟고 분만실로 들어가
유도분만 전 마지막 검사를 받았다.
마음은 먹었지만, 막상 분만실로 들어가니
갑자기 두려움이 확 밀려왔다.
“정말 이젠 엄마가 되는 건가…?”
내 두려움을 알았는지
여전히 우리 토리는 심장도 잘 뛰고
잘 놀고 있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내진을
하셨다.
내진이 엄청 아프다고 하는 산모들도 있는데
케이스 바이 케이스 인지
나는 엄청 아프진 않고 그냥 참을만한 정도였다.
내진을 진행하시던 간호사 선생님께서
화들짝 놀라시며 내게 물으셨다.
"어머! 산모님, 혹시 배 안 아프셨어요?"
선생님의 놀란 표정에 난 의아해하며
"음.. 조금 아프긴 했는데 막달이라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러자 선생님은 눈을 더 크게 뜨고 말씀하셨다.
"네? 조금요?! 아닌데... 엄청 아프셨을 텐데...
산모님 지금 자궁문이 3cm가 열려 있어요!"
라고 말씀 하시는 게 아닌가...?
진통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는 말인가?
내가 알기로는 진통 엄청 아프다고 했는데..
난 정말 참을만한 고통 이었었다.
내가 생리통이 원래도 있는데
당시 느꼈던 통증은 그냥 심한 생리통 정도였다.
"네? 정말요?! 아닌데.. 많이 안 아팠는데..."
내 말에 선생님도, 나도
서로 놀라서 잠시 바라보다가
빵 터지듯 함께 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