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의 결정을 이끄는 UX심리학 법칙

고민은 줄이고, 결정은 빠르게 만드는 UX설계

by 수진


오늘 저녁엔 뭘 먹을까? 배달앱을 켜고 수십 개의 메뉴를 스크롤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고르지 못한 채 앱을 닫은 적이 있다. 또 넷플릭스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찾다가, 30분 동안 고르기만 하다 그냥 포기하고 잠든 날도 있다.


이처럼 너무 많은 선택지는 오히려 결정을 어렵게 만든다. 서비스는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사용자는 그만큼 더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사용자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못지않게 ‘어떻게 빠르게 선택하도록 도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사용자의 결정 피로를 줄이고 선택을 쉽게 만드는 UX 심리학 법칙 3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힉의 법칙(Hick's Law)

: 선택지가 많을수록 결정은 느려진다


사람은 눈앞에 보이는 정보를 바로 선택하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모든 옵션을 비교하고 어느 것이 더 나은지를 평가하는 인지 처리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선택지가 많아지면 이 과정을 더 오래 거쳐야 하고, 작업 기억(working memory)에 부담이 커지면서 결국 결정을 미루거나 포기할 확률도 높아진다. 따라서 사용자에게 많은 옵션을 한꺼번에 보여주기보다는 선택 단계를 나눠서 제공하거나, 핵심 정보만 먼저 노출해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힉의 법칙 - 필터.png 필터 (캐치테이블 / 에어비앤비 / 오늘의집)
필터 기능을 통해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분류하여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는 원하는 내용을 빠르게 보고 쉽게 선택할 수 있음


힉의 법칙 - 추천영역.png 메인 피드 추천 콘텐츠 (캐치테이블 / 마켓컬리 / 마이리얼트립 / 니콘내콘)
서비스 메인 피드에서 인기 콘텐츠, 개인 맞춤 콘텐츠, 연관 콘텐츠 등을 구분해 노출함으로써 사용자가 관심 있는 콘텐츠를 빠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함


힉의 법칙 - 검색 추천.png 검색창 내 추천 콘텐츠 (올리브영 / 마켓컬리 / 핀터레스트 / 쿠팡플레이)
검색창에서도 최근 검색어, 추천 검색어, 인기 검색어 등을 미리 제공해 사용자의 탐색 부담을 줄이고 더 빠른 선택을 도와줌




파킨슨의 법칙(Parkinson’s Law)

: 시간이 많을수록 결정은 더 늘어진다


힉의 법칙이 '선택지의 양'에 관한 것이라면 파킨슨의 법칙은 ‘시간의 여유’에 관한 이야기다. 결정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사람은 오히려 주의가 분산되고 집중력이 떨어져 행동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시간에 제한이 있으면 집중도가 높아지고 행동 속도도 빨라진다. 이를 활용해서 정보 탐색이나 입력 시간을 짧게 제한하거나 마감 타이머, 즉시 행동 유도 문구 등을 제공해 사용자의 결정을 빠르게 이끌 수 있다.


파킨슨의 법칙-01.png 아파트아이 / 토스 / 마이리얼트립 / 위버딩
1) 행동에 대한 예상 시간이나 그로 인한 혜택/손실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사용자가 망설이지 않고 빠르게 행동을 완료하도록 유도함
2) 프로세스 바를 통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제시해 사용자는 끝이 보인다는 인식 속에서 중단하지 않고 행동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음



피츠의 법칙(Fitts's Law)

: 더 크고 가까울수록, 더 빠르게 눌릴 수 있다


사람은 목표 지점을 클릭하거나 터치할 때, 그 거리와 크기에 따라 반응 시간이 달라진다. 클릭하고자 하는 요소가 크고 가까울수록 더 빠르고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고, 이는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서비스 내에서 중요한 버튼을 화면 하단처럼 손이 잘 닿는 위치에 크고 명확하게 배치하는 것이 좋다. 피츠의 법칙은 단순히 ‘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닿기 쉽게’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피츠의 법칙 01.png 주요 기능 버튼 하단 배치 (당근마켓 / 마켓컬리 / 스타벅스 / 마이리얼트립)
모바일 하단 영역에 크고 눈에 띄는 버튼을 배치해 손이 쉽게 닿고 빠르게 클릭할 수 있도록 설계함
피츠의 법칙 02.png 캐치테이블 / 오늘의 집 / 다이소몰
특히 커머스나 예약 서비스에서는 ‘구매하기’, ‘예약하기’, ‘저장’, ‘좋아요’ 등 핵심 행동 요소를 하단 CTA 버튼으로 고정 배치하여 사용자가 빠르게 반응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함





사용자가 덜 고민하고, 더 빠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오늘 살펴본 3가지 심리학 법칙은 사용자의 선택을 더 쉽고 빠르게 만드는 강력한 도구이며, 이는 사용자의 편의는 물론 비즈니스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선택을 재촉하거나 과도하게 압박한다면 오히려 피로와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사용자의 맥락과 상황에 맞게 ‘적절한 개입과 균형 잡힌 설계’를 실현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결정 흐름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설계가 진짜 좋은 경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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