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패턴스터디 3주차, 시스템 주도 경험 (2)
(2025.02.17 작성)
지난 글에 이어서 다양한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시스템 주도 경험'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시스템 주도 경험을 다시 정리하자면, 1)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적절한 지원/보조 기능을 제공하거나
2) 사용자의 상태에 맞춰 인터페이스 혹은 경험 자체를 개인 맞춤형으로 최적화하여 더욱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화된 경험에 이어 이번에는 시스템이 지원/보조해 주는 기능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Siren Order)'는 고객이 매장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다양한 커피 브랜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지만 처음 사이렌오더를 경험했을 때의 신선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하지만 비대면 주문의 특성상 사용자가 주문 과정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스타벅스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주문 실수를 최소화하는 UX를 설계한다.
스타벅스에서 자주 마시는 음료가 있다면, 매번 메뉴를 검색하고 옵션을 설정하는 과정이 번거로울 수 있다.
사이렌 오더의 '퀵 오더' 서비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능이다.
자주 주문하는 메뉴를 저장하여 한 번의 클릭으로 재주문 가능
기존 주문 내역에서 커스텀 옵션(예: 샷 추가, 우유 변경 등) 그대로 반영
위치 기반 추천 → 사용자가 방문한 매장을 기억하고, 가장 최근 이용한 매장에서 주문 가능하도록 유도
추가로 결제할 수단까지 미리 정해져서 '밀어서 결제하기'를 통해 사용자는 음료 선택부터 결제 과정까지 모든 단계를 최소화해 주문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사이렌 오더는 매장에 방문하기 전 미리 주문하는 시스템이지만, 사용자가 다른 지점으로 잘못 주문하는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스타벅스에서 작업을 하고 있을 때도 매장의 이름이 비슷한 경우, 가끔 다른 지점으로 주문하시는 분들을 꽤 보곤 했다. 스타벅스에서는 잘못된 매장으로 주문하는 실수를 방지하고 사용자의 불편 최소화하기 위해 위와 같은 다양한 방안들을 사용하고 있다.
결제 전, 현재 선택한 매장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사용자에게 한 번 더 확인 요청
현재 위치와 가장 가까운 매장 추천 → 사용자의 동선과 일치하는 매장 선택을 유도
매장이 닫았거나 주문이 불가능한 경우, 다른 매장을 선택하도록 안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기는 주문 실수 문제들로 인해 기사를 찾아보니 제조가 시작되지 않은 경우에 한해 사이렌 오더 취소 기능을 도입한다는 소식을 발견했다. (2024년 12월 기사)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서비스는 매장에서 고객이 사이렌 오더를 취소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주문이 승인되면 즉시 음료가 제조되기 때문에 취소가 제한된다. 제조음료가 아닌 원두·MD 등은 당일 고객이 수령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주문이 취소된다. 주문 취소 방법은 사이렌 오더 주문 내역에서 ‘주문 취소하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번 주문 취소 업데이트는 스타벅스의 배달 서비스인 ‘딜리버스’ 주문에도 적용된다. 딜리버스는 매장에서 주문을 승인하더라도 배달 라이더가 배차되기 전이라면 취소가 가능하다. 사이렌 오더와 마찬가지로 주문 상태 안내 화면에서 취소할 수 있다.
출처 :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171059001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의 좋은 점은 '주문 진행 현황' 기능을 통해 제조 현황에 대해 실시간 알림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주문 후 조리 단계(예: "음료 준비 중", "픽업 준비 완료")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현재 몇 번째 순서로 음료를 제조하고 있는지 예상 준비 완료 시간을 제공하여 사용자가 방문 시점을 조절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사용자는 음료가 언제 준비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어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감소하고 서비스 만족도가 상승할 수 있다.
배달 서비스는 음식을 검색하고 주문하는 과정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메뉴를 빠르게 찾고, 실수 없이 주문하고, 음식이 도착할 때까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배달의민족은 주문 주소 재확인 기능, 검색창 메뉴 추천, B마트 요리 재료 추천, 배달 현황 확인과 같은 기능을 통해 경험을 최적화하고 있다.
우리가 보통 배달 어플로 음식을 주문할 때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잘못된 주소로 주문하는 것이다. 특히, 사용자가 최근에 다른 주소(회사, 친구 집 등)에서 주문했던 경우, 기존 주소가 자동 선택되어 의도치 않은 배송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매번 앱 진입 시, 주문 주소 재확인 알림을 제공함으로써 주문 실수로 인한 사용자의 불편과 배달 취소율, 배달 기사와의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번 유용한 경험에서도 말했다시피, 배달 앱에서 검색창은 단순한 검색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의 탐색 경험을 최적화하는 중요한 UX 요소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기 전, 실시간 인기 검색어 & 추천 메뉴를 노출하고, 사용자의 주문 이력 및 선호도를 반영한 맞춤형 추천과 함께 최근 AI리뷰요약 추천 기능이 추가되면서 메뉴를 직접 검색하지 않아도 원하는 음식을 빠르게 찾고 주문 전환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배달의 민족에서는 최근 마트에 직접 가지 않아도 즉시 앱을 통해 장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필요한 요리 재료를 하나씩 검색해서 장바구니에 담는 과정이 굉장히 번거롭기 때문에 AI 기반으로 특정 메뉴(예: 김치찌개, 샐러드, 파스타)를 선택하면 해당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자동 추천하고, 사용자는 한 번의 클릭만으로 원하는 재료를 장바구니에 추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장보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문 편의성을 향상하고 사용자가 필요한 재료를 놓치는 실수를 방지하여 만족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위의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사례와 같이 음식을 주문한 후 가장 궁금한 것은 '배달이 언제 도착하는가'이다. 예상 배달 시간이 표시되더라도, 실제 배달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명확하지 않으면 사용자는 불안감을 느낀다. 배달의민족은 배달 상태를 세부 단계(주문확인 → 조리중 → 배달 시작(라이더 픽업 유무) → 배달중(라이더 곧 도착) → 배달완료)로 나눠 실시간 배달 현황을 제공하여 도착 시간을 예측할 수 있어 불필요한 초조함을 해소하고 사용자의 불안감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잠금화면에서도 알림을 통해 계속해서 배달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현황 확인 플로우를 단축하여 사용자의 경험을 또 한 번 개선했다.
레스토랑 예약 서비스 ‘캐치테이블’은 단순한 ‘예약 기능’을 넘어, 사용자가 예약을 쉽게 관리하고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도록 사용자 예약 경험 전반을 고려한 UX를 설계한다.
레스토랑 예약 팝업창에서 가장 먼저 방문 일정을 한 번 더 체크하도록 안내하여 사전에 잘못된 일정에 예약을 하거나 노쇼(No-Show)를 방지하여 사용자와 레스토랑 모두가 불필요한 불편을 겪지 않도록 돕는다.
또한, 웨이팅 현황에 대해 단순히 내 앞에 남은 대기 인원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요일별 예상 대기 시간, 진행 상황 요약 등 추가 정보를 제공하여 사용자의 불안감을 줄이고 대기 시간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캐치테이블은 캘린더 연동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추가적인 일정 입력 없이 예약을 캘린더에 자동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일정을 한눈에 관리하고, 알림을 받아 예약을 잊지 않도록 하는 편의성을 제공한다.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프로필 작성 화면이다. 특히 커뮤니티 중심의 서비스라면 신뢰성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자기소개를 필수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무런 도움도 없이 텍스트필드만 덩그러니 놓여있다면 사용자는 이 과정에서 종종 "어떤 내용을 써야 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고민이 깊어지면서 다른 사람의 프로필을 참고하려고 찾아보는 행동을 하는데, 이런 고민이 오래 지속되면 프로필 작성을 미루거나 가입을 포기하는 이탈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는 사용자가 고민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프로필을 작성할 수 있도록 돕는 UX 설계를 고민해야 한다. 특히, 소셜링 앱인 '문토(Munto)'의 경우 이러한 부분이 잘 설계되어 있는데 프로필 사진 설정 단계에서부터 '모임 승인율(%)'데이터와 예시 이미지를 활용하여 실제 커뮤니티 참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동기를 부여하며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고, 자기소개를 직접 입력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미리 준비된 선택형 문장을 활용하여 자기소개를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금융 시장은 정보가 곧 경쟁력이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백 개씩 쏟아지는 경제 뉴스 속에서 중요한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투자자는 매일 시장 동향을 확인해야 하지만, 방대한 기사와 복잡한 금융 용어 속에서 어떤 뉴스가 나에게 중요한지 판단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 및 증권사 앱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투자 뉴스 요약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AI가 핵심 정보를 추출해 요약된 뉴스만 제공하여 사용자의 투자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기능은 아직까지는 Beta버전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혹여나 잘못된 요약으로 오히려 사용자에게 혼란을 주거나, 잘못된 투자 판단을 유도할 위험이 있다. 그렇기에 AI 기반 금융 뉴스 요약은 투자자의 정보 탐색을 도와주는 ‘지원/보조 기능’으로 작동해야 한다. AI가 투자 결정을 대신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보다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는 매일 방대한 양의 정보를 소비하고 생성한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고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따라 에이닷, 유튜브, 당근마켓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AI 기반 요약 및 추천 기능을 도입하여 사용자의 정보 처리 부담을 줄이고, 더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통화 후, 사용자는 종종 중요한 내용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통화 녹음을 다시 듣곤 하는데 긴 통화 내용을 일일이 다시 듣거나 정리하는 것은 번거로운 과정이다. 에이닷의 AI 기반 통화 내역 요약 기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 통화 후, 핵심 내용을 자동 요약하여 제공하고 약속이나 회의 일정 등 후속 액션을 추천하여 일정 등록까지 한 번에 연결한다. 사용자는 이로 인해 별도로 메모하지 않아도 중요한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댓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지곤 하는데 수백~수천 개까지 작성된 댓글을 직접 읽고 핵심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유튜브는 최근 AI기반 댓글 요약 기능을 도입하여 주요 의견을 주제별로 자동 정리하여 제공한다. 그로 인해 사용자는 댓글을 직접 읽지 않아도, 영상에 대한 대체적인 반응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좋아요 수나 최신 댓글 위주가 아닌 핵심 논점을 요약하여 정보 탐색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중고 거래를 할 때, 상품명을 효과적으로 작성하는 것은 거래 성사율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어떤 제목이 적절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당근마켓의 AI 기반 제목 추천 기능은 이러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사용자가 제품 사진을 등록하면 AI가 자동으로 상품의 특성을 반영한 최적의 제목을 추천해 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고민 없이 빠르게 최적의 제목을 설정하고 효율적인 제목 추천을 통해,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거래 경험을 할 수 있다.
앞서 작성했던 글과 이어서 마무리하자면 최근 다양한 서비스에서 시스템 주도 경험이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다.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먼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맞춤형 경험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맞춤형 쇼핑 큐레이션, 유튜브의 댓글 요약, 당근마켓의 AI 기반 제목 추천 등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 곳곳에서 AI 기반 시스템 주도 경험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AI 기술은 단순히 자동화를 넘어, 사용자의 정보 탐색을 단순화하고 더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면서 정보 소비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 더 정교한 개인화 → AI의 학습 데이터 증가
이전보다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하여 더 정확한 맞춤형 경험 제공
✔️ 실시간 대응 → 사용자의 맥락을 반영한 추천
단순한 과거 데이터 활용이 아닌 사용자의 현재 상황과 맥락을 고려한 맞춤형 기능 제공
✔️ 신뢰 & 투명성 강화 → 사용자의 통제권 확보
AI 추천 및 시스템 자동화가 과도해질 경우, 사용자가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음
→ "왜 이 추천이 나왔는지" 이유를 설명하고, 필요시 사용자 스스로 조정가능하도록 UX 설계 필요
하지만 시스템 주도 경험이 고도화될수록, 핵심은 ‘사용자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AI가 사용자의 결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이를 쉽게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시스템 주도 경험은 사용자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면서도, 사용자가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될 때 가장 효과적인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UX패턴스터디 내용이 궁금하거나 여러 서비스의 UX패턴을 살펴보고 싶은 분들은 유저스푼 홈페이지에서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171059001
https://story.baemin.com/5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