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흔한 암환자 이야기 10
다시 되돌아간 것 같은 하루
치료후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다.
어느 순간 발에 돌을 밟는 것 같아 발바닥을 내딛지 못했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오랜시간 앉아있다가 일어나면 절뚝이는 다리도
조금 나아졌다. 여전히 손가락의 말초신경은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아 주먹을 쥐려면 뻐근하고 힘이 들어간다. 뚜껑을 따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고 손에 쥐고 있던 물건과 핸드폰은 가끔 땅에 곧두박질 치지만, 악 소리날정도로 손가락이 굳지는 않는다. 얼굴의 혈색은 정말 많이 돌아왔다. 어두컴컴하고 탁한 나의 피부색은 거울은 보고있노라면 언제 아팠었니 싶은 마음이다.
머리카락은 정말 많이 자랐다 단발정도 되는 머리는 아직 길이가 다 맞춰지진 않은 상태이며
악성곱슬에 모질이 아주 얇다. 그래도 신기하게 머리가 묶인다. 비록 꽁지 머리지만... 괜찮다.
그동안 정말 많은 회복이 이루어졌다.
이제 사람들은 나를 만나면 이제 예전에 너로 돌아간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예전엔 아파서 부어보이는 얼굴도 제자리를 찾았다고 이야기 한다.
버제니오의 주부작용인 설사도 많이 나아졌다.
대신 살은 많이 쪘고 잘 빠지진 않는다.
그리고 암과 함께 지내며 30대를 보내고 40대를 맞이하였다. 가끔 빠르게 지나간 시간의 현실감각이 없어지곤 한다.
이렇게 시간이 흘렀고 나는 또 회복되어지고 있다.
다다음주에 뼈스캔과 씨티검사를 앞두고
문득 이러한 일상의 시간이 계속되어지길 기도한다.
나도 병이 다 나은 사람인듯 살아가는 일상이
너무 행복하다. 병에 대한 걱정 없이 미래를 고민하는 이전의 나로.. 되돌아 간듯하다.
최근에 퍼스널 컬러를 받고 언니와 화장품을
고르는 시간과...남자친구와 종종 나누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 내년쯤 건강하면 아프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있는 나의 꿈들이 모두 현실이 되고 미래가 되었으면 좋겠다.
브런치에 글도 꾸준히 적어보고
작가가 되어 책을 내고 싶다는 꿈도
이룰수 있다면 좋겠다.
꼭 다시 그렇게 될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