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jiney의 발레로운 매거진 84회
어느 순간 발레 클래스에서 거울 속 내 표정을 보고 흠칫 놀란 적이 있다. 너무 무서워서다. 순서를 외우겠다고 집중을 한 건 좋았는데, 표정이...표독스러웠다. 선생님들께서 "집중하는 건 좋은데 과할 필욘 없어요"라거나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순 없지만 너무 받을 필요도 없어요"라고 하시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열심히 하겠는 의지를 불태우다, 그게 집착이 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뭐든 과하면 좋지 않듯, 때론 과한 열심도 독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어떤 선생님이 하셨다는 이 말도 마음에 남았다. "아무렇게나 열심히 하는 건 소용이 없어요." 제대로,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미이겠지. 뼈를 때렸다.
그러고 보니 최근 토요일에 몇 번인가 3연강을 한 적이 있다. 사실 마지막 클래스에선 집착이 아닐까.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안 될리가 없어"라는 집착말이다. 발레는 얄궂어서, 열심히만 한다고 잘 되지 않는다. 잘못된 방향의 열심이 집착으로 귀결될 위험이 큰 까닭.
대신, 처음에 왜 발레를 시작했는지를 돌이켜 보자. 앙디올 앙드당 구분하는 법도 몰랐지만 마냥 발레 바를 잡으며 즐거웠던 그 순수의 시대. 최근 선생님들이 해주신 말씀을 복기하면서.
"여러분들처럼 발레를 열심히 하는 분들은 프로 무용수급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어요. 그러지 마시고, 즐기세요. 발레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떠올리며 즐거움을 찾고 표현하세요." (더시티발레 이승용 선생님)
"집중하는 건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과하면 괴로울 수도 있습니다. 뭐든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할 가치는 없어요. 즐기세요."(더시티발레 윤오성 선생님)
집중은 하되 집착은 멀리하기. 결국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고 밸런스를 잡는 게 핵심인 듯. 발레도, 인생도.
By Suji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