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jiney의 발레로운 매거진 85회
오늘의 발레 클래스. 피케업 아라베스크가 들어간 왈츠 순서였는데, 선생님이 이런 코멘트를 주셨다. "모든 동작엔 의미가 있어요. 피케업 아라베스크를 준비할 때, 그냥 다리를 드는 게 아니죠. 다리를 턴아웃하고 낮게 들고 찍어내는 그 지점에 내 골반을 올려야 하는 거니까요."
이 말씀을 들으며, "의미"라는 단어가 마음을 울렸다. 선생님은 별다른 의미 없이 하신 말씀이실 수도 있어서 침소봉대일지 몰라도, 의미라는 것의 의미를 깊게 생각하는 요즘이어서다.
발레 클래스는 때론 현타의 시공간이기도 하다. 나만 발레에 진심인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 나는 그냥 처음부터 5번 포지션은 하기에 늦었으니 포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을 때.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든다. 결과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이런 현타가 오는 거라고. 그 과정에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다보면, 정말이지 아무리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선생님들 말씀처럼 의미 없는 게 없다.
최근 블로그에 썼던, 루돌프 누레예프가 남겼다는 아래의 말도 떠오른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고 노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인생의 깊이를 맛보지 못한 사람들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인생이 주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것을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 발레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번 생에 다 주지 않는다고 해서,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잘 안 되는 것 같아도,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순간에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자. 내 발레, 그리고 내 인생의 의미는 내가 정하는 것이다. 물론, 열심과 진심은 기본 레시피.
By Suji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