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야 채운다, 몸도 마음도 발레도

Sujiney의 발레로운 매거진 86회

by Sujiney

"내 몸과 싸우려고 하지 말고, 힘을 빼보세요. 몸도 마음도 비우세요. 그래야 채울 수 있습니다."

더시티발레 이승용 선생님의 코멘트. 그냥, 이 코멘트 하나면 나머지 내용은 읽지 않으셔도 되겠다. 그만큼 좋았던 말.


여러가지 준비 중. By Sujiney


아름답지만 녹록지 않은 발레를 배우다 보면 내 몸과 싸울 때가 있다. 아니, 많다. 머리로는 알겠고, 마음에는 존재하는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은데, 내 몸이 내 맘같지 않으니까. 그러다보니 몸을 끙 잡고, 온갖 힘을 다 몸에 주게 된다. 그나마 빨리 해볼 수 있는 선택지가 힘을 끙하고 주는 거니까.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것인데, 이때 알게 된다.
때로 어떤 최선은 최선이 아니라는 것.

승용쌤은 이렇게 표현하셨다. "몸에 힘을 빼세요. 힘을 과하게 주면 그 레이어가 쌓여서 오히려 무거워져요. 내가 내 몸과 싸우게 되는 거죠. 그러지 말고 비워보세요."

그날, 실제로 마음을 비워보면서 몸도 비워보려 했다. 바워크 중 밸런스를 잡을 때도, 센터워크에서 피케 업 아라베스크를 잡을 때도, 훨씬 가벼웠다.


넵. By Sujiney


내 맘과 몸을 비워야, 아름다움이 들어올 자리가 있는 것인가 싶은 순간.

하지만 우린 안다. 한 번 이런 깨달음이 왔다고, 그 깨달음이 내게 머문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 하지만 계속 생각을 하고 되새겨 본다면 내 몸과 마음에 그 깨달음이 머물 자리가 생기겠지. 그런 마음으로 오늘은 오늘의 쁠리에를 즐겁게, 꾸준히.

무엇보다, 마음과 몸을 비우며.

By Suji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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